밥도둑 기미상궁 - '마포구 라멘집'

밥도둑 기미상궁 

보통 언제 라멘을 먹는 편인가? 데이트나 식사 대용, 해장 여러가지 라멘을 찾고 좋아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라멘가게 저마다의 특색있는 맛을 느끼고자 찾아 먹는 편이다. 비싼 음식과 유명한 미식 문화가 아닌 가벼운 미식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요소랄까.

초대형 라멘행사 ’함께라멘데이‘가 개최됐다. 올해로 2회째이다 보니 다들 생소할 수 있다. 서울의 라멘집들이 모여 함께하는 이벤트로 지정된 라멘집에 방문해 라멘을 주문하고 포토 카드를 얻어 굿즈에 응모하는 이벤트이다. 굿즈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각양각색의 라멘집을 알아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80여 팀이 참여한 ‘함께라멘데이‘를 기념해 매일 라멘을 먹진 않았지만, 그간의 기록을 남겨본다.

오레노 라멘(@orenoramen) / 서울 마포구 독막로6길 14, 2F

국내 최초 미쉐린 가이드 5년 연속 선정된 라멘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마 마포구에서 라멘을 검색해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그곳. 사실 나는 본점이 아닌 망원점에서 처음 맛봤다. 토리파이탄 즉 닭고기 육수 베이스이다. 소문대로 어디든 사람이 많아 웨이팅을 준비하고 방문해야 한다. 그래도 라멘가게 특성상 웨이팅이 많더라도 회전율이 높기에 걱정 없다. 가장 좋았던 건 수비드 조리된 닭가슴살 차슈였다. 이토록 부드러운 닭가슴살이라면 이미 다이어트 성공했을지도.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면, 밥, 육수 모두 리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니 미리미리 차슈를 추가해 두자.


라무라 라멘(@ramura_noodleshop) / 서울 마포구 포은로 21, 1F

함께라면데이에는 포함되지 않는 지점이다. 오히려 좋아. 안그래도 웨이팅이 많은 집인데, 더 기다리긴 힘들 수 있으니.. 라무라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면 사이즈 명칭 닭, 병아리, 알처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닭을 시키면 토마호크 같은 무시무시한 닭다리가 함께 나온다. 그러니 평소 입이 짧은 이들이라면 병아리 또는 알을 주문하길 바란다. 라무라 또한 닭 육수 베이스이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약간의 변형이 되었다. 누구나 좋아할 맛과 취향이 다른 이들을 위해 흑, 백, 적, 녹색에 맞춰 기분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계피 교자는 필수로 시키도록 하자. 어디서도 맛보지 못할, 닭에 진심인 이들이 만든 사이드 메뉴로 닭고기를 닭 껍질에 말아 튀겨낸 교자이다.


이리에 라멘(@irie_ramen) / 서울 마포구 성지1길 18, 1F

이리에는 이전 사무실 근처에 있어 자주 방문했던 곳이다. 국내 유일무이, 도미로 끓인 시오라멘을 선보인다. 다른 라멘과 소바도 판매하지만, 나는 도미시오라멘만을 찾는다. 오사카 현지에서 전수받은 그 맛을 재연 받기 위해서. 다른 우엉들과는 다르게 튀겨진 우엉이 함께 올라가 있어 꼬들꼬들한 면과 함께 재미난 식감을 선사한다. 도미를 베이스로 했기에 생선 국물 맛이 은은하게 난다. 깔끔하고 담백하니 시원한 맛. 빨간국물이 아닌 하얀 국물에 해장하는 이들이라면 여길 추천한다. 또한 진한 도미와 맑은 도미를 고를 수 있으니, 기호에 맞게 먹자.


멘야준 라멘(@menyajoon) / 서울 마포구 동교로 128, 1F

시오와 쇼유라멘을 판매하는 곳이다. 한국적인 맛보다는 일본 특유의 라멘 맛을 잘 살렸다. 그렇기에 기존의 한국 입맛이 감미 된 곳들과는 다르게 호불호가 약간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이곳의 매력이라면 상호에서도 드러나듯 멘야, 즉 면을 하는 집이기에 중간 사이즈의 꼬들꼬들한 면을 뽑아내는 자가제면을 꼽을 수 있다. 보통 깔끔한 국물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멘야준에서는 블랙소유라멘을 선택하는 편이다. 감칠맛 나는 진한 간장 쇼유 베이스에 쫀득한 타마고, 간장에 푹 담가 먹는 차슈. 비슷한 차슈들일 수 있지만 간장 베이스에 푹 담가져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멘지 라멘(@ramen_menji) /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1길 8, 1F 103

멘지 또한 닭 육수를 베이스로 운영하는 토리 파이탄 라멘집이다. 나는 이곳에 배불리 먹으러 가는 편인다. 시그니쳐 차슈가득을 돌린 후 가라아게를 함께 300ml의 한입 맥주까지 주문을 한다. 혼자 배 한가득 채우기 손색없다. 그래서 보통 퇴근 후에 들리는 편이다. 얼큰하게 카라파이탄을 선택해 매콤한 양념을 더한 메뉴도 있지만 고추기름이 있어 먹는 중간 느끼하다면 또는 매콤하게 먹고 싶다면 고추기름을 넣어 다른 매력도 함께 즐겨보자. 가라아게가 아닌 밥을 원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두툼한 차슈가 한껏 올라간 미니 차슈덮밥도 메뉴도 있다. 단돈 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