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ARK #1
D
도시의 일상 속을 걷는 이들의 모습을 포착하고, 그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단 하나의 아이템을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What is your bookmark”


Nat (36) / Digital / @omibeut
상수역 인근에서 마주한 Nat은 단번에 우리의 눈에 들어왔다. 파란색의 나이키 셋업과 짧은 기장의 패딩도 상수치곤 꽤나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머리였다. 아프리카계 영국인인 그녀는 자신의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을 증명하듯 굵게 땋여 있는 머리는 그녀의 자부심처럼 느껴졌고, 우리에게도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Luka (27) / IT Worker
한남동 뒷골목을 거닐던 ‘LUKA’는 수줍은 듯한 모습의 호주 청년이었다. 여행을 하고 있다던 그는 등 쪽 절개가 인상적인 Y/Project의 티셔츠와 체크 패턴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멀리서 본 실루엣은 그렇게 화려하진 않지만, 눈앞에서 마주한 그는 그는 특유의 순수함과 귀여운 디테일이 돋보이는 코디로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다.


신재창 (28) / HYPEBEAST MD / @jayjayjaaaaaay
한남동의 한 카페 야외 테라스에 있던 ‘재창’은 노트북 앞에서 자신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일본 특유의 빈티지 무드를 날카롭게 풍기던 그는 독특한 패턴의 스카프 와코마리아의 야상 재킷, 요지 야마모토의 가방으로 아웃핏을 완성했다. 우리가 마주한 그는 누구보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 분위기는 모두를 편하게 만들었다.


Michael Kovza (27) / Progremer / @michaelkovza
홍대 클럽거리 초입에 만난 ‘Michael’은 한 손엔 BMX의 핸들을 잡은 채로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길을 찾는 듯한 그에게 우리가 말을 걸었을 때 그는 오랜 친구라도 만난 듯 반갑게 이야기들 나눠주었다. 러시아에서 BMX를 탄다던 그는 이 먼 한국까지 자전거를 끌고와 여행 내내 굴리고 다녔다고 한다. 스팟이 보이면 트릭을 연습하고 또 다른 스팟을 찾아다니는 무모한 여정엔 그의 여자친구가 함께 했고, 둘은 새로운 스팟을 찾은 듯 우리 앞에서 갖은 묘기를 부리며 사라졌다.


Sia (23) / Student / @nasty.morozova
홍대 클럽거리 초입에 만난 ‘Michael’의 여자친구 ‘Sia’는 차분하고 우아한 성격의 사람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흐르는 말투와 무던한 반응들이 은근한 긴장감을 만드는 것에 타고난 사람인듯 했다. 무엇보다 독특한 실루엣의 선글라스 그리고 힙합 베이스의 아웃핏은 2000년대 전후의 모습을 보는 듯 했지만, 그녀의 나이가 2000년대 생이라는 점을 보아 분명 자기만의 확고한 취향을 가진 사람일 것이라 생각한다.


Gleb (22) / Student
골목길에서 잠시 쉬고 있던 우리의 앞을 지나간 한명의 사무라이 ‘Gleb’. 곧바로 따라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하드한 록 노래를 듣는지 몇 번을 불러도 듣지 못하던 그는 결국 뒤를 돌아보았고 경계의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우리가 그의 아웃핏에 관심을 가지자 환하게 웃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아웃핏은 동양적인 무드를 사랑하는 것이 분명했다. 고어한 분위기와 일본 풍의 옷들은 그가 ‘진짜’임을 느끼게 만들었고 우리는 옷과 동양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가까워졌다. 그는 ‘生死有命(사생유명: 살고 죽는 것은 운명에 달려있다)’이라는 사자성어가 적힌 옷을 입고 있었고, 이 말이 자신에겐 큰 의미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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