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즈키 교이치>의 기상천외한 편집물
츠즈키
츠즈키 교이치는 일본의 괴짜 편집자다. 평생을 프리랜서 에디터, 작가, 사진가로 활동하며, 출판물을 만들었다. 그가 ‘괴짜’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의 독특한 관점에 있다. 좋은 것보다는 평범한 것, 주류가 추구하는 아름다움보다는 소수의 일상 속 풍경을 선호했다. 다른 편집자라면 손도 안 댈 소재를 집요하게 취재해 내는 것 또한 그의 매력. 그의 편집에는 특별하지 않은 것을 모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대학 시절 일본의 대표 잡지 《POPEYE》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BRUTUS》를 거쳐 자기 편집물을 내기까지 츠즈키 교이치가 걸어온 발자취는 평범한 것이 없었다. 1956년생, 원래라면 잡지사에서 꽤 높은 자리에 올라 은퇴하고도 남았을 나이. 그는 여전히 두근거림을 안고, 자신만의 편집을 이어가고 있다.
“도쿄의 가장 평범한 집”
《TOKYO STYLE》,1993
츠즈키 교이치의 대표작 중 하나. 일반적인 잡지에서 선택하는 고급스러운 집 대신 도쿄의 가장 평범한 집을 선택했다. “당시 어울리던 어린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2차까지 이어지면 돈이 없어 각자의 집들을 전전했다. 그들의 집은 대부분 좁은 원룸이지만 처참하다기 보단, 아주 아늑하고 편안해보였다.”, “이런 집 10개를 모으면 그저 재밌는 이야기겠지만, 100개를 모으면 하나의 양식(스타일)이 될 것 같았다.” 평범한 집을 다른 시각으로 본 츠즈키 교이치는 이 기획이 집지사에서 거절 당하자, 그 길로 카메라를 구매하여 직접 촬영했다. 3년간의 촬영 끝에 내놓은 결과물은 츠즈키 교이치의 대표작이 되어, 최근 새로운 출판사에서 재발행되기에 이른다.







“고급 호텔이 아닌 러브호텔을 소개한다”
《LOVE HOTELS》, 2023
1997년에서 2001년에 걸쳐서 아마추어의 훌륭한 디자인을 모은 사진집 《STREET DESIGN File》. 그중 가장 돋보이는 편집물이 있다면 러브 호텔을 취재한 편이 아닐까. 그는 “유명한 고급 호텔이 아니라 지방에도 있는 러브호텔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고 일상적인 존재가 아니냐?”라고 말하며, 취재를 시작한다. 이렇듯 또, 남들이 하지 않는 ‘좋은 것보다는 평범한 것’에 손을 댄 것이다. 하지만 《STREET DESIGN File》은 중고 시장에서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 츠즈키 교이치의 러브 호텔에 대한 사랑은 2023년 출판사 세이겐샤에서 발행한 ‘러브 호텔’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행복한 피해자들”
《Happy Victims》, 2008
《Happy Victims》는 일본의 패션 잡지 《Ruko Tsushin》에서 1999년 4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연재한 시리즈물을 모아 책으로 출판한 사진집이다. 시리즈의 각 편은 패션 브랜드의 광신도를 포착한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부터, 꼼 데 가르송, 알렉산더 맥퀸 등 당시 패션계를 강타한 브랜드 의류를 빼곡히 채운 방의 사진이 실려있다. 이 시리즈를 연재한 츠즈키 교이치는 이렇게 말한다. “브랜드를 잘 모르는 내가 패션쇼에 초대받아 첫째 줄에 앉아 있을 때, 멀리서 까치발로 컬렉션을 보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누구보다 브랜드를 사랑하지만, 업계 관계자가 아니라 초대받지 못한 이들을 주목한 것이다. 츠즈키 교이치의 정수를 보여준 이 작품은 프랑스, 영국, 멕시코를 돌며 전시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킨다.






“아이돌 문화의 ‘진짜’를 담은”
《IDOL STYLE》, 2021
90년대 초, 이름 없는 이들의 방을 통해 도쿄의 민낯을 드러냈던 《TOKYO STYLE》로부터 약 30년이 흘렀다. 츠즈키 교이치는 오늘날 일본의 상징인 ‘아이돌’과 그들의 팬이 점유한 공간으로 시선을 옮겼다. 화려하게 연출된 아이돌의 미소 뒤편, 그들이 실제로 숨 쉬는 공간과 팬덤의 일상을 담은 것. 츠즈키 교이치는 약 5년 동안 이벤트 현장과 팬들의 개인적인 방을 돌며 아이돌 산업의 실질적인 현장을 기록했다. 매끄럽게 가공된 이미지가 아닌, 아이돌 문화를 구성하는 생태계 그 자체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포착한다.




“일본의 기묘한 명소”
《ROADSIDE JAPAN 진기한 일본 기행》, 1997
“일본 국토의 90%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이다. 국민의 90%는 부자가 아니고 외모가 아주 빼어나지도 않다. 그런데도 대중매체는 나머지 10%에만 시선을 돌린다. 나는 그즈음부터 이러한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한 츠즈키 교이치는 지방의 길거리에 눈을 돌린다. 지방에서 진기하고 이상한 것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것. 고향을 떠나, 도쿄로 향하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고향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츠즈키 교이치는 이 작품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사진상인 기무라 이헤이 사진상을 받았다. 진기한 것을 찾아다닐 수 있는 일본 가이드 북. 오늘 헌책방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ditor / 권혁주(@junyakimchin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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