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엄선한 시간을 파는 도쿄 헌책방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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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공간은 경험하지 못한 추억을 훔쳐보는 듯한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종이의 바랜 색과 눅눅한 책 냄새로 가득한 공간인 헌책방은, 그 자체로 각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특별한 장소다. 그래서 준비했다. 아트북, 희귀 서적, 독립 출판물 그리고 오래된 굿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서적들을 판매하는 도쿄의 책방을 소개한다. 에디터가 직접 가보고 엄선한 곳들이니, 지금 바로 확인해 보자.


flotsam books (@flotsambooks)
Tokyo, Suginami City, 1 Chome-10-7 Izumi
일본 아트북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이곳, 도쿄 외각에 자리한 작은 서점 플로츠섬북스(@flotsambooks)다. 내부는 비록 작지만 오래된 디자인 서적과 희귀한 사진집, 카탈로그, 건축 서적, 독립 출판물까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인스타그램과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입고 소식이 꾸준히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방문 전에 미리 참고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예술 서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쿄에서 조금 이동해도 결코 아깝지 않은 서점이다.





Komiyama Book Store (@komiyama_tokyo)
Tokyo, Chiyoda City, Kanda Jinbocho, 1 Chome−7
비주얼에 각별히 공을 들인 느낌이 드는 코미야마 서점(@komiyama_tokyo). 총 4층 규모로 건축, 패션,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서적과 아트북이 층마다 빼곡히 들어서 있다.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성지’라 불릴 만한 곳. 서점에서 감탄하는 일이 드물지만, 이곳만큼은 예외다. 벽면을 가득 메운 엄선된 아트북을 넘기다 보면 마치 전시를 관람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도쿄에서 가장 힙한 서점 중 하나라 불러도 아쉽지 않은 공간이다.





Bunken Rock Side
Tokyo, Chiyoda City, 2 Chome-3 Kanda Jinbocho
서점의 이름처럼 록의 향기가 묻어나는 공간. 80~90년대 가수 잡지와 투어 팸플릿, 밴드 스코어를 비롯해 음악 관련 잡지와 굿즈들이 빼곡하다. 음악뿐만 아니라 아이돌과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다양한 서브컬처 서적까지 아우르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중고 음악 잡지의 양은 가히 압도적인데,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곳에서 몇 시간을 보내도 모자랄 듯하다. 다양한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방대한 컬렉션을 구경하고 싶다면 이곳을 필히 방문할 것. 단, 모든 상품이 비닐로 포장돼 있어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Isseido Booksellers
1 Chome-7 Kanda Jinbocho, Chiyoda City, Tokyo 101-0051
고서가 주를 이루는 서점이다. 일부는 19세기 초반에 발간된 듯한 책들이 여전히 훌륭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고, 고고학이나 이집트학처럼 의외의 분야까지 아우른다. 특히 2층에는 희귀한 역사와 문화 관련 서적이 즐비해 있어, 마치 숨겨진 보물을 마주하는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단순히 책을 파는 서점이라기보다 작은 박물관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희귀본이 많아 가격대는 높은 편이지만, 합리적인 수준의 고서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Ogawa Tosho
101-0051 Tokyo, Chiyoda City, Kanda Jinbocho, 2 chome−7, 4F
가장 캐주얼한 가격대의 빈티지 서적이 많은 서점이다. 매장 뒤편으로 갈수록 분위기는 더욱 흥미로워지는데, 영화 관련 잡지와 서적이 배우와 감독별로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어 시네필이라면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필자 역시 이곳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재키 브라운》 관련 서적을 구입했다. 부담 없는 가격 덕분에 현지인들로 가장 붐비던 공간이기도 했다. 합리적인 소비로 다양한 헌책을 만나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할 곳.



Kitazawa Books (@ kitazawa_books)
101-0051 Tokyo, Chiyoda City, Kanda Jinbocho, 2 Chome−5, 2F
키타자와 서점은 도쿄에서 흔하지 않은 빈티지 영어 서점이다. 입구는 2층에 자리해 있는데, 계단을 오르는 순간부터 앤틱 책장이 줄지어 서 있다. 1800년대부터 1900년대를 아우르는 책, 그리고 비교적 현대적인 영문서적까지 장르의 스펙트럼이 넓어 책방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에게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책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고즈넉한 분위기 덕에 그 자체로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서점. 더불어 빈티지 우표나 카드 같은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ditor / 김성욱(@wookke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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