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Moker(모커)
moker(모커)
우리에겐 모두 이름이 있다. 각자의 이름은 그 사람의 시간을 설명하는 하나의 지표이자 존재를 구분 짓는 가장 단단한 언어다. 페이크 매거진의 인터뷰 “MY NAME IS”는 각자의 이름에서 출발한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자신의 이름을 중심으로한 기록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들의 일상과 시선을 기록한 필름카메라 이미지와 함께 구성된 이번 인터뷰는 단순한 자기소개를 넘어, 각자가 세상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형태를 나누는 장으로 작용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하고 있는 음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모커'입니다. 모커의 음악은 제가 살아가며 겪은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담고, 표현하고자 합니다. 장르적으로는 감정의 온도와 질감을 밴드 사운드로 해석한 얼터너티브 록/인디/R&B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Q. 어떠한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음악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순간이 있었는지?
A. 20대 초반,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던 시기가 있었고, 평소 힘들 때마다 노래를 듣고 부르며 위로를 받곤 했습니다. 문득 ‘나도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그건 참 가치 있는 삶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Q.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까지 어떤 음악들을 접해왔는지, 또 현재 본인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가 궁금하다.
A.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Michael Jackson과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노래를 많이 들었고, 특히 발라드를 좋아하고 많이 불렀던 것 같습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는 사운드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Daniel Caesar, Frank Ocean, 자이언티의 음악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곡을 쓸 때마다 ‘직관적이면서도 그 안에 어떤 의미를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자주 합니다.



Q. 평소 곡을 만들거나 가사를 쓰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가 궁금하다.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 편인지, 작업 시에 반드시 필요한 환경이나 습관이 있는지?
A. 가사는 감정이 가장 격해질 때보다,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기억의 장면과 감정에서 출발합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의 나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때의 나는 어땠는가’를 함께 녹여내는 과정을 거칩니다. 편곡을 할 때는 평소 기록해 둔 드럼 리듬이나 코드 진행 등 여러 뼈대가 되는 요소 중, 곡이 담고자 하는 감정과 어울리는 것을 찾아 대조하며 레이어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편곡을 시작합니다.



Q. 지금까지 곡들 가운데서 본인 스스로 가장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 이유도 함께 설명해 줄 수 있는지.
A. 올해 10월에 발매한 ‘Dancing Cat’이라는 곡입니다. 단순한 인디록 구성이지만 20대 초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새벽 자취방으로 돌아가던 중, 아무도 없는 도로 위에서 뜬금없이 냅다 춤을 추던 그날의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썼습니다. 제가 쓴 곡 중 가장 밝은 분위기의 곡이고, 가사 쓰는 데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썼었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있는 곡인 것 같습니다.
Q. 첫 무대 경험은 뮤지션에게 어떻게 보면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일 것 같다. 처음 무대를 가졌던 그 순간,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장면은?
A. 홍대놀이터가 있던 시절, 기타 하나 들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숙이고 노래했던 버스킹이 살면서 처음으로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른 무대로 기억됩니다. 모커로서는 우수상을 입상했던 TBC D루키페스타가 첫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홍대놀이터부터 첫 입상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는데, 입상할 때 기분이 그동안 고생했다고 누군가 인정해 주는 것 같아서 아직도 인상 깊게 기억이 납니다.
Q. 음악 외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거나 몰입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러한 취미나 일상이 음악 활동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등산과 일기 쓰는 걸 좋아합니다. 우선 맑은 공기 마시는 게 너무 좋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 산에 오르면 해소되는 기분이 듭니다. 일기는 터놓고 이야기할 곳이 필요할 때 블로그에 비공개로 설정하고 가감 없이 털어놓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편입니다. 또, 아무 관계는 없지만 모바일 장기나 체스 두는 것을 좋아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을 듣고 싶다. 향후 도전하고 싶은 음악적 시도, 작업하고 싶은 협업 아티스트, 혹은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A. 언젠가 페스티벌 무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 노래를 따라 불러 주는 순간을 꿈꿉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선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음악’이라는 기준은 너무 모호하게 느껴지고, 인지도를 얻겠다는 생각 또한 오만한 착각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건 내가 좋다고 느끼는 음악을 꾸준히 만들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럼 언젠가는 내 꿈에 가까워질 거라고 믿음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0월, 11월에 각각 싱글 한 곡씩을 발표했고, 내년에는 EP 앨범 형태로 나올지, 싱글로 여러 곡이 나올지 아직 고민 중입니다. 또 향후 1집 발매를 위해 여러 곡에 대한 데모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에 진심으로 담는 아티스트라면 언제든 만나 함께 작업해 보고 싶습니다.



Q. 끝으로, 본인(그룹)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청자들이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하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함께 말해주길 바란다.
A. 안녕하세요 여러분 모커입니다. 오늘 하루 별일 없었나요? 우연히 제 음악이 여러분께 닿았다니, 너무 큰 기쁨입니다. 노래는 어땠나요? 저는 여러분이 제 음악을 듣고는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온 걸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한 곡 발매까지 수백, 수천 번은 듣지만 저도 제 곡을 들을 때마다, 처음과는 또 다른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돌이켜보니 어쩌면 저는 제 자신을 위로하고 싶어서 곡을 써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곡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위로가 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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