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Narln(나린)

Narln

우리에겐 모두 이름이 있다. 각자의 이름은 그 사람의 시간을 설명하는 하나의 지표이자 존재를 구분 짓는 가장 단단한 언어다. 페이크 매거진의 인터뷰 “MY NAME IS”는 각자의 이름에서 출발한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자신의 이름을 중심으로한 기록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들의 일상과 시선을 기록한 필름카메라 이미지와 함께 구성된 이번 인터뷰는 단순한 자기소개를 넘어, 각자가 세상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형태를 나누는 장으로 작용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하고있는 음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
저희는 악기 없이 5명의 목소리로만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아카펠라 밴드 ‘나린’입니다. 주로 팝 형식의 곡 스타일을 노래하고 있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루려고 하고있어요.

Narin(나린) / ⓒfake magazine

Q. 어떠한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음악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순간이 있었는지?

A. 저희 팀의 리더인 ‘학현’이 우연히 군악대에서 아카펠라를 접했는데요, 전역 후 취미로 아카펠라를 하기 위해서 지금의 멤버들을 모았고, 그 만남이 저희의 그 시작이었어요. 대부분 처음엔 직장인밴드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다가, 결성한지 1년만에 국제대회 등에서 우승을 하고, 유튜브 구독자 40만 달성 등과 같은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면서 이 밴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Q.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까지 어떤 음악들을 접해왔는지, 또 현재 본인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가 궁금하다.

A. 저희 다섯명은 모두 제각기 다른 음악들을 접해왔었습니다. 서로 정말 다른 취향의 사람들이 모였지만 팀에서 주로 편곡과 작곡을 진행하고 있는 ‘학현’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볼게요. ‘학현’은 지금처럼 주류가 되기 전의 힙합들을 즐겨듣는 사람이었습니다.

중학생때부터 비트박스를 해왔기도 했고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좋아했어요. 그 후 아카펠라라는 장르를 접하고 나린을 결성하게 되는 순간까지 아카펠라라는 장르를 다양하게 들어온 것 같아요. 아 물론 이 외에도 어쿠스틱 팝 같은 장르도 많이 듣곤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학현’에겐 여러 아카펠라 팀들이 영향을 주었지만 그 중에서도 미국의 대표적인 아카펠라 팀 펜타토닉스가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아요. 지금의 나린의 음악색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편곡방식이라던지, 표현 방법이라던지..

Q. 평소 곡을 만들거나 가사를 쓰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가 궁금하다.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 편인지, 작업 시에 반드시 필요한 환경이나 습관이 있는지?

A. 곡 작업을 할 때도 다섯 명이 각각 곡을 씁니다. 각자 자신이 겪었던 경험이나, 자신의 생각으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들어가요. 그 후 ‘학현’이 그 곡을 쓴사람과 함께 편곡 방향을 이야기 나누고 편곡을 진행해요. 요즘엔 목소리에 여러 효과들을 주고 다양한 방향의 믹스도 시도하고 있어서 믹스 단계 또한 편곡의 단계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부분 저희 팀은 각자의 영감을 자신이 듣고 생각한 그것들 그 자체에서 얻는 것 같은데요. 최근에는 ‘다섯 우주’ 라는 주제로 저희 ‘나린’를 표현했었는데, 이 노래가 저희가 각각 작업을 할때 사용되는 영감들을 잘 담아낸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작업시 반드시 필요한 환경이나 습관은 없지만 대개로 저희는 오선지를 바탕으로한 ‘악보’로 처음 음악 작업을 시작하는 편입니다.

Q. 지금까지 곡들 가운데에서 본인 스스로 가장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 이유도 함께 설명해줄 수 있는지.

A. 이 답변을 하고있는 ‘학현’의 의견으로는 [R.P..G Shine]을 꼽을 것 같아요.  이 노래는 W&Whale의 원곡으로 저희가 리메이크하여 발매한 곡이에요.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 부터 이 곡은 편곡하면 정말 잘 나오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었는데 우연히 기회가 주어져 만들게 되었습니다. 완성하고 나니 정말 만족스러운 곡이 나온 것 같아요. 가사도 요즘 우리가 힘든 이순간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있고, 편곡도 정말 멋있게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나린의 주력 곡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웃음)


Q. 첫 무대 경험은 뮤지션에게 어떻게 보면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일 것 같다. 처음 무대를 가졌던 그 순간,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장면은?

A. 우리의 첫 무대는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있었던 기부버스킹 행사였는데요. 아카펠라를 해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처음 이 아카펠라라는 음악을 불러보면 기존의 MR이나 악기에 노래하는 것과는 정말 이질감이 강하게 들어요. 그 탓에 기대했던 무대를 완전 망친 기억이 있네요. 공연이 끝나고 저희 다섯 명이 정말 한마디도 하지않고 집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갔습니다. 첫 무대에서 느낀 그토록 큰 좌절감을 잊을 수가 없네요. (웃음)

Q. 음악 외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거나 몰입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러한 취미나 일상이 음악 활동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

A. 각자가 취향이 다른만큼 서로 활동들을 하고 응원하고 있는데요. 눈에 띄는 활동을 하고있는 멤버는 베이스를 치는 ‘기홍’인 것 같아요. ‘기홍’은 [클래식 읽어주는 남자] 라는 이름의 유튜브, 인스타그램등의 채널을 운영중이며 클래식으로 책까지 써서 낸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또 라디오 고정 출연과 같이 다른 분야의 음악에서 그리고 취미로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멤버입니다. 또 ‘보인’은 운동을 취미로 하고 있는데요.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취미와 관련된 활동들이 음악과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더라도 저희 음악 활동에 큰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나린을 함께 해올 수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Q.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을 듣고 싶다. 향후 도전하고 싶은 음악적 시도, 작업하고 싶은 협업 아티스트, 혹은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A. 지금까지 ‘아카펠라'라는 장르은 그 특색이 너무 강한 탓인지 대중분들이 어느정도 고정관념을 가지고 들어왔다는 건 부정하지 못하는 사실일텐데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아카펠라 팀들도 공연을 가면 항상 ‘아카펠라 그룹 oo’ 이라는 식의 꼬리표가 붙어야 했어요. 저희도 비슷한 맥락으로 커버곡을 메인으로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곡 커버를 여러 가지 해오면서 유난히도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었는데요. 어떤 분이 저희 노래를 듣고 원곡보다 이게 더 좋은거 같다’라고 말씀해주셨더라고요.

그때 든 생각이 “우리가 이런 음악을 계속해서 해나가면 여느 음악들처럼 사람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였어요. 그 이후로 저희는 ‘아카펠라 그룹 나린’ 이 아닌 그냥 ‘나린’ 으로서 많은 분들이 떠올릴 수 있는 팀이 되기위해 저희들만의 음악을 만들어 가려 하고있습니다. 아카펠라는 그저 저희의 음악과 메세지를 전하는 하나의 형식이 되는 거죠. 협업 에 대해선 언제든 그리고 누구든 열려있습니다. 아카펠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모든 장르를 표현하는 것이니까요.

Q. 끝으로, 본인(그룹)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청자들이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하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함께 말해주길 바란다.

A.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소외되고 진부한 장르라는 인식을 벗어나 ‘이게 아카펠라라고?’ 라는 생각이 드는 음악을 하고 싶고 그렇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람의 순수한 목소리가 주는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저희 나린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카펠라를 해왔고 앞으로도 당연하게 해나갈 것입니다. 언제나 저희 나린은 저희만의 음악을 하고 있을 테니 문득 생각이 난다면 언제든지 우리의 음악을 들으러 와주세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