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TAB-22(뉴탭-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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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3] NEWTAB-22(뉴탭-22)

Q. 자기소개와 'Newtab-22(뉴탭-22)'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안녕하세요, 저희는 각자 산업디자인 회사에서 제품 디자이너와 메이커로 활동하다 ‘Royal College of Art(영국왕립예술대학원) Design Products’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제로웨이스트 기반 소재 디자인 스튜디오 newtab-22를 운영하고 있는 최혜인, 문지희입니다. 저희 newtab-22는 ‘오늘의 쓰레기(Waste)가 내일의 새로운 소재(Material)로’라는 콘셉트와 함께 소재의 새로운 창(new tab)을 열자는 의미를 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생활에서 버려졌거나 간과했던 재료들, 그리고 환경에 덜 해롭고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소재를 연구하고 탐험합니다. 이러한 재료와 소재로 다양한 디자인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Q. 두명의 공예 디자이너가 RCA에서 만나 제로웨이스트 소재 기반으로 예술작품을 제작해 나가고 있다. 시작점의 다양한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A. 저희 과에 한국인이 몇 명 없었는데, 같은 한국인이고 지속가능한 재료 탐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같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RCA Design Products과였는데 학교의 학풍이 제품디자인과라고 해서 제품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각자가 가진 흥미와 사회적인 이슈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 창의적이고 기존에 없었던 혁신, 윤리적이고 사회에 긍정적인 반향을 줄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거나 생각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해요. 그래서 저희는 ‘미래환경과 우리사회를 위한 지속가능한 소재’를 주제로 연구하다가 우리나라 남도 해안 양식장의 대량 폐기물인 ‘패각’이 떠올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를 통해 껍데기, 즉 패각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활용하여 다양한 자연소재를 배합하며 2년간 연구한 끝에 씨스톤 소재, 즉 업사이클된 친환경 조개껍데기 소재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소재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가능성을 제안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단순하게 콘크리트나 레진 등 인공물에 섞기보다는 과정도 친환경적이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자연물을 사용하기 위해 수많은 자연 바인더, 소재와 배합하며 강도테스트를 진행했고, 최상의 배합물을 만들어 내려교 재료 연구만 1년 이상 소요했습니다. 프로젝트성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아, 학교 동기들에게 선보이고 단체로 밀라노 전시에 참가해 사람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기도 하면서 발전시켰고요. 그후 Dezeen Award Sustainable Design 부분에서 Longlist로 선정되고, 독일 Raumprobe Material prise에서 수상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독일, 영국 등 다양한 전시에 초청되기도 했고요. 이탈리아 Domus, 독일 네덜란드 ELLE Decor, Frame, 영국 Concrete 등 다양한 잡지에 소개되면서 프로젝트를 확장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환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최근 국내에도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이 늘어나고 있다. 뉴탭22 또한 환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로서 제로웨이스트를 설명한다면?

A. 이제는 친환경 시대가 아닌 필환경 시대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 국가에서도 환경을 위해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저희는 소재와 제로웨이스트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비와 생산이 늘어났고, 필연적으로 그에 따른 폐기물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2020년 2만 톤으로 추정되며, 이대로라면 2050년에 3.4만 톤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저희는 디자이너로서 ‘현재 폐기되는 많은 소재들을 어떻게 하면 다시 재사용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떤 식으로 접목하면 그 소재를 가공하여 다른 가치가 있는 소재로 개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또한, 저희는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로서 제품을 만드는 공정뿐 아니라 결과물도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합니다. 저희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전달되어 사용되고 폐기되는 과정까지 환경에 부담을 줄이는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저희만의 zero-waste thinking이라고 생각합니다.

Q. 프로젝트 ‘Sea Stone’은 버려진 조개껍데기, 패각을 이용한 새로운 소재이다. ‘Sea Stone’의 소개를 부탁한다.

A. ‘Sea Stone’은 버려지는 단순한 패각의 재활용이 아닙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새롭게 소재화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디자인 프로젝트입니다.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패각에 90%의 탄산칼슘이 함유된 점에 착안해 패각을 모아 직접 씻고 분쇄해 자연성분과의 배합 등 과정을 거쳐 점토와 같은 소재로 개발했습니다. 질감이나 모양새가 흡사 ‘돌’ 같은 물질로, 단단하고도 아름다우며 폐기 시 비료처럼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을 만듭니다. 점토처럼 개발된 소재는 화학물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과정 또한 열, 전기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환경을 생각합니다.

전 세계에서 수산물 산업과 양식업에 의해 매년 700만 톤의 조개가 버려지고 있습니다. 일부 패각은 비료로 재활용했지만, 대부분은 매립지나 해변에 버려집니다. 깨끗하지 않거나 썩은 조개 껍데기는 오랫동안 해변 근처에 쌓이고 방치되어, 장기적으로는 악취를 발생시키고 주변 해변을 오염시킵니다.

하지만 이러한 패각은 90%가 넘는 탄산칼슘으로 구성되어 잠재력이 높은 물질로, 석회석에 함유된 탄산칼슘과 유사하해 귀중한 미래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Sea Stone’은 이러한 패각을 사용하여 환경적,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재료를 만듦으로써 계속 커져가는 세계의 쓰레기 문제에 기여할 것을 제안합니다. 단순히 패각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닌, 한 단계 더 나아가 버려진 자원에 혁신 기술과 디자인을 더하여 콘크리트나 스톤과 비슷한 표면 효과를 내어 새로운 용도의 인테리어 제품, 아트월 타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Sea Stone’은 예술적, 심미적, 기능적으로 새로운 고부가가치 제품을 창출하여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 해양 오염 방지, 폐기물 재활용 등 3중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뉴탭22는 Sea Stone ‘Art Collection’과 ‘Design Products’, ‘Shelluminator’ 카테고리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A. 프로젝트 ‘Sea Stone’은 소재개발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됩니다. 하나하나 깎아서 하나뿐인 공예품으로 제작한 Art Collection, 사람들이 일상생활과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상 제품으로 개발된 Design Products, 나아가 집안의 포인트 타일, 패널로 만든 인테리어 자재로 확장됩니다.

Q. 제품을 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A. 우리가 만드는 제품을 사람들이 사용한 후 폐기할 때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윤리적 책임의식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제품을 만들거나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향을 유도하고자 해요.

Q.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조개와 고둥이 존재한다. 자개나 칠공예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뉴탭22 또한 다양한 조개들을 사용하고 연구해 보았을 것 같다.

A.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조개가 있고 그 조개마다 가지고 있는 색깔이나 텍스처가 다릅니다. 저희도 소재를 개발하기전에 다양한 조개(가리비, 꼬막, 굴, 보말, 모시조개, 홍합, 전복 등)로 실험하였는데, 다른 비율로 섞었을 때 강도와 텍스쳐가 다르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조개껍데기를 수거하고 살균 세척하고 건조시키고 탄산칼슘으로 분말화하는 전처리과정이 필수 요건입니다. 우리나라 남부에서 가장 많이 쌓이고 방대하여 처리가 불가능한 종류가 굴 패각이라는 점에 착안해 저희는 굴패각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다른 조개들은 텍스쳐를 내는 데에 사용하고 있어요.

Q. ‘Sea Stone’ 만의 장점 또는 매력이 궁금하다. 그리고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존재할 텐데, 단점과 함께 보완할 점이 있다면?

A. Sea Stone은 반짝이는 전복 진주층과 각기 다른 조개 껍데기의 비율에 따른 테라조 패턴, 콘크리트나 스톤과 비슷한 표면효과, 폐기시 비료화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입니다. 소재를 바탕으로 불연재료인증, 실내공기오염물질 불검출 인증을 받아 실내건축 아트월 소재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소재부터 원천적으로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한 산업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디자인 상품, 가구, 쥬얼리 등 다양한 분야로 접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이라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아무래도 만드는 공정상에서 저희가 패각을 수거하고 만드는 것까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는 점? 그런 점이 메이커로써 고된 작업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되다고 생각되다가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예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차기도 합니다.

Q. 패각(Sea Stone)을 이용하다 보니 형태 또는 디자인에 있어 경도나 사용범위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

A. 콘크리트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당연히 기존 콘크리트를 대체할 수는 없어요. 건축물 제작이나 외부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디자인 제품이나 소품, 실내 장식타일 등 실내 인테리어 환경이 주된 활용범위입니다. 하지만 패각 외에도 간과하고 있던 소재, 새로운 소재, 자연소재에 관심이 많은 만큼 다른 소재도 연구 중에 있어요. ‘Next Project’는 아마 신기술과 자연소재의 조합을 통한 실험이 될 것 같습니다.

Q. 홈 가드닝을 하고 그리너리 컬처를 받아들이는 등 국내 또한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브랜드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뉴탭-22가 생각하는 그리너리한 문화는 어떤가?

A.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도 사람이 환경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변화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느끼고 아끼며 곁에 두는 그리너리 컬처가 그 중 하나이고요. 아직은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적인 문화는 아니지만 자연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자연을 곁에 두고 위하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리고 사소하더라도 자연을 위해 행동하는, 또는 자연과 함께 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한 사람씩 조금씩 변화하면 그리너리 컬처는 빠르게 주된 문화로 자리잡아 우리사회가 환경과 함께 지속적으로 나아갈 것 같아요.

Q. ‘NEWTAB-22’의 앞으로의 활동과 계획이 궁금하다.

A. 탄소발자국 줄이기 운동이 저희의 꾸준한 관심사이기에, 최근 많은 기업들의 ESG 관련 포럼과 접근법에 주목하고 있는 편이에요. 그렇다 보니 환경과 소재에 전반적인 관심을 가지고 메테리얼 리드 디자인 스튜디오로 확장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에요. 최근에 newtab-22이 기획한 전시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오픈큐레이팅 전시 ‘Material Collective’를 통해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활동하는 디자이너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우리의 행보를 확장했어요.  지역주민, 시민, 학생과 업계 종사자들까지 호평을 했던 전시라 굉장히 뿌듯했어요. 향후 소재와 디자인에 관련한 전시기획과 다른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염두에 두고 있어요.

Q. 'FAKE'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NEWTAB-22에게 'FAKE'란?

A. 우리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새로운 쓰임을 보는 태도나 환경의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진정성 있는 태도’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