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MPETTE SELECTION(폼페트 셀렉시옹)
POMPETTE
[ISSUE No.1] POMPETTE(폼페트)
Q. 폼페트 셀렉시옹의 설립부터 세상에 공개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A. 금남방을 운영하면서 내추럴와인을 좀 더 캐주얼하게 접할 수 있는 보틀숍을 만들어야겠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당시 출장으로 인해 가족이 프랑스 파리에 있어서 3개월에 한 번씩 파리와 한국을 오가며 파리 현지의 내추럴와인 트렌드를 계속해서 접하고 있었거든요. 한국에서 보기 드문 형태의 숍들을 다양하게 접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요즘 트렌드의 접목을 통해 보틀숍과 문화를 아우르는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죠. 나아가서는 온라인으로도 확장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 이후 바로 시공 업체를 알아보았고 전반적인 크리에이티브 방향성은 제가 잡은 채 브랜드 로고를 비롯해 제가 생각하고 있는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을 섭외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확신에서 오픈까지 약 2달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낮에는 회사를 다녀 숍에 항상 붙어 있을 수가 없었는데 저랑 성향과 마음이 잘 맞는 매니저님을 섭외한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오픈할 수 있었어요. 감사하게도 오픈하자마자 다양한 매체에서 많은 인터뷰 요청을 받았고 좋은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도 몇 번 진행했어요. 올해 상반기에는 톰그레이하운드에 자체 제작한 와인 관련 용품들로 입점도 했고, 오픈 시점을 이래로 1년간은 폼페트 팀이 꾸리고 있는 몇 가지 프로젝트들을 펼쳐 보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제가 생각한 것과는 또 다른 기회와 변화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분 좋게 알딸딸한'이라는 뜻인 폼페트라는 단어를 숍 이름으로 선택했는데, 평소에도 폼페트한 느낌을 좋아하는 편인가
A. 저마다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저는 술과 음악인 중요했던 것 같아요. 특히 최고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뮤직 리스트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고요. 성인이 된 후부터는 각종 주류에 한 번씩은 빠졌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30대에 접어들게 되었고 파리에 잠깐 살았을 때, 내추럴와인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답니다. 내추럴와인 문화를 향유하며 만나게 된 사람들과 이야기, 그리고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죠. 그래서일까요. ‘기분 좋게 알딸딸한’이란 뜻을 가진 불어의 슬랭 단어, ‘폼페트’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셀렉하여 담기 시작했기 때문에 풀네임은 ‘폼페트 셀렉시옹(POMPETTE SELECTION)’이라고 지었습니다. 저도 직장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바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종종 삭막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을 잘 알거든요. 이런 일상에 음악과 좋은 와인, 기분 좋게 알딸딸한 모멘트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폼페트라고 지은 또 한 가지 이유는 제가 중성적이고 스트릿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폼페트의 단어 표기가 딱 그러한 느낌을 주어 마음에 들었고요.
Q. 폼페트는 대중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라는가
A. 보통 한국에서 ‘음주가무’라고 얘기하잖아요. 이 문화가 아직까지는 편향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이성을 만날 때라던가, 아니면 기존의 와인 문화처럼 허세를 부리고 싶을 때 사치스러운 느낌으로 소비한다던가. 저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소소한 바이브, 이왕이면 더 좋은 셀렉과 느낌 있는 바이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평생 이것을 추구해 온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폼페트는 사랑하는 사람과 밥 먹을 때, 친구들과 피크닉을 떠날 때, 캠핑을 갈 때, 집에서 홈 파티를 할 때. 폼페트 셀렉 와인과 제품 그리고 바이닐(음악) 등 어떤 T.P.O에서나 최고의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아이템들로 가득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다가가고 싶었어요. 아직은 만들어가는 단계라 뚜렷하게 브랜드를 규정하기는 어렵고, 가고자 하는 방향만큼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요. 그리고 한국의 문화는 모든 게 너무 빠르게 식고 또 새로이 따라 하는 게 비일비재한데, 폼페트는 최대한 진정성을 갖고 빠르지도 지루하지도 않게 우리만의 속도감으로 찬찬히 브랜드를 보여주고 싶어요.
Q. 내추럴와인, 음악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을 향유하는 신개념 편집숍으로써 오프라인 시장에서 집중 공략한 점이 있다면
A. 앞서 오픈한 시스터 브랜드, 금남방과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자리 잡고 싶었어요. 마침 지하에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접했고 여러 근접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이곳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지하 1층에 있기 때문에 뭔가 숨겨져 있는 듯하지만 보석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계단을 내려오며 마주하는 디테일한 비주얼 포인트와 문을 열었을 때, 꽤 규모감 있게 펼쳐지는 보틀 숍의 전경 그리고 사운드 시스템을 중점으로 구상했어요. 인테리어나 분위기적으로 ‘공간’이 갖는 힘을 집중 공략했다고 볼 수 있죠.
Q. 폼페트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인테리어 시각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A. 메인 컨셉은 와인과 음악이지만 와인 ‘보틀 숍’ 섹션에 가장 먼저 눈이 갔으면 해서 맨 처음 시야가 닿는 곳에 보틀 숍을 구성했어요. 그다음으로는 LP 숍과 음악 컨셉을 전달하기 위해 스피커와 앰프, 턴테이블 등과 같은 음향 장비들을 셀렉 했고 실용성과 시각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여 인테리어했습니다. LP 장들도 판매대 역할뿐 아니라 인테리어 요소로써 제법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Q. 폼페트를 운영하기로 마음먹은 시점으로 돌아가서 벤치마킹한 숍이 있는가
A. 음, 솔직히 한국에는 없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저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줬던 숍을 추천한다면 파리에서 살 때, 집과 가까운 곳에 있던 샹제리제 거리의 ‘갤러리 라파예뜨’ 지하에 있는 ‘Yard’ 그리고 찐음악 마니아들이 2구에 만든 내추럴와인 보틀 숍이자 레스토랑인 ‘몽떼즈마’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Yard’는 프랑스에서 가장 힙하고 유명한 내추럴와인 레스토랑과 바이고 ‘갤러리 라파예뜨’의 ‘Yard’는 좀 더 보틀 숍 느낌이 나는 스핀오프 같은 개념의 공간이에요.
Q. 금남-vin도 같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금남-vin에서 전에 이자카야 팝업을 하신 적이 있는데 폼페트에서 새로운 형태의 팝업을 기획한다면
A. 금남방에서는 앞으로도 셰프님들 또는 식도락 선생님들과 내추럴와인과 페어링이 좋은 다양한 음식들로 팝업을 기획하고 있어요. 폼페트에서는 저희 크루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문화 쪽 지식인들을 모셔와 와인과 함께하는 토크쇼를 주기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일명 ‘셀렉터스토크’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려고 준비 중이나 사실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이를 비롯한 오프라인 이벤트들이 잠시 주춤하고 있답니다. 비대면에 최적화된 방향으로 최대한 구성해 보고 있어요.
Q. 요식업에 종사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A. 첫 번째는 ‘분위기’에요. 조도, 공간의 향, 음향, 뮤직 리스트, 인테리어 등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에 맞춰 오프라인에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서비스와 사람’이에요. 오프라인의 매력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잖아요. ‘힙’을 외치며 불친절하거나 뚱-한 곳도 많은데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최대한 자연스럽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식업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좋은 운영’인 것 같아요. 오래가는 공간이자 브랜드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퍼레이션적인 퀄리티뿐만 아니라 이벤트가 되었건 기획 상품이 되었건 꾸준히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폼페트 2호점을 낸다면 원하는 장소와 꿈꾸는 숍의 또 다른 면이 있다면
A. 폼페트의 2호점일지 또 다른 브랜드일지 모르겠지만 그다음은 ‘지속가능한, 멈춤의 미학’등의 컨셉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회사를 다니며 브랜드 런칭과 운영을 병행하는 이유는 재미도 있고 좋아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사실 스스로의 여유가 많이 사라졌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런 여백의 미학이 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하루에 잠깐 몇 십 분이어도 좋으니 나만을 위해 온전히 할애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그런 시간들을 어떻게 더 잘 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담긴 숍이나 브랜드이지 않을까 싶어요.
Q. 홈 키트, 캠핑 키트를 사람들에게 선보인 적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집에서 혼술 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이들을 위한 혼술족 키트를 제작할 계획이 있을까
A. 폼페트는 처음 오픈할 때부터 와인을 포함한 라이프 스타일 키트를 제시할 목적으로 만들었어요. 완벽한 추천 키트로 최근 제작한 ‘*Wine Ritual Kit’를 추천하고 싶어요. 혼자 와인을 마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엔 바로 최적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게 도와주는 퀄리티 있는 와인 오프너, 푸어러 등과 와인이 남았을 때 잘 보관할 수 있는 스타퍼 그리고 공기를 빼주는 배큐머 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인들로부터 ‘와인을 마실 때 어떻게 보관해야 하느냐’ 등의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아요. 한국인 중에 혼자서 와인 한두 잔 마시는 사람들이 와인 한 병을 한 번에 다 마시는 사람보다 많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와인을 마실 때 필요한 A-Z가 담긴 ‘폼페트 와인 리추얼 키트’를 추천하는 바에요. 그리고 주요 채널인 인스타그램 콘텐츠로 뮤직 페어링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혼술과 캠핑하는 분들이 음악과 함께 페어링 하셨으면 좋겠어요. 와인을 혼자 마실 때나 사랑하는 사람과 마실 때, 언제 페어링 해도 100점이라고 생각하는 뮤직 페어링으로 Grover Washington Jr.의 ‘Winelight’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Q. 처음 시작하던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지금 상황에서 그때의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A. 폼페트는 저의 두 번째 F&B 브랜드여서 첫 브랜드인 금남방 오픈할 때를 말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저는 이쪽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단순히 해보자’라는 ‘무작정 캔 두 마인드’와 주변에 친한 외식업 선배들의 걱정을 들으며 ‘아… 정말 괜히 개고생하는 거 아닌가’라는 모순된 두 마음이 함께 있었어요. 결국 시작한 걸 보면 처음 마음이 더 앞섰나 봐요. 솔직히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모든 공부와 조사를 통해 첫 번째 브랜드를 오픈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그때의 나에게 조언을 한다면, ‘너무 고민하지 말고 일단 저지르면 된다’고 말하고 싶네요.
Q. 인생을 하나의 큰 흐름으로 봤을 때 궁극적으로 존경하는 이를 꼽자면
A. 멘토를 만나고 싶습니다! (웃음) 저에게 자극을 주는 선생님은 많이 계시지만, 아직은 뚜렷하게 제 인생의 롤 모델이라는 분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모든 면에서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보다 길을 먼저 개척한 분들과 교류하며 인생의 롤 모델을 찾고 싶은 마음입니다. 여태까지의 저한테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고 앞으로도 저에게 삶의 지혜를 공유해 주신 분은 저희 엄마인 것 같아요. 어렸을 적부터 사업하던 엄마를 보며 일하는 여자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은퇴하신 후에도 사진가로 활동하는 등 무언가를 항상 열정적으로 즐기면서 아빠와도 알콩달콩 사시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종종 해요. 저희 엄마는 지금의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고, 제 인생의 ‘애티튜드’에 대해 모든 것을 가르쳐주신 분이기도 하고요.
Q. 'FAKE'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보다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라는 의미로 재해석했다. 폼페트 디렉터에게 'FAKE'란?
A. 저에게 Fake는 ‘용기’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제가 론칭한 브랜드들로 만들어 가야 할 것들도 많지만, 지금 하고 있는 여러 활동과 그렇게 만난 좋은 사람들을 돌이켜보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고자 했던 애티튜드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용기를 낼 수 있는 데에는 20대 초반부터 가진 제 개인적인 삶의 모토이자 신념인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마인드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Fake> 독자 여러분들도 한 번 사는 인생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성공도 해보고, 돈으로도 못 사는 살아있는 경험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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