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금기와 차별에 맞선 전설적인 사진가, 낸 골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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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9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가 최근 개봉했다. 동시대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명으로 1970년대 초부터 주변의 친구들과 예술가들이 이룬 공동체의 일상적인 삶을 기록해온 낸 골딘. 사진을 통해 사회적 금기에 직면하고 소외된 무리의 목소리를 드러내며 끊임없이 사진 작업을 해온 그녀를 파헤쳐보았다.

Nan Goldin

낸 골딘: 그녀는 누구인가?
낸 골딘, 그녀는 80년대 미국의 퇴폐적인 문화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자 영향력 있는 예술가이다. 낸은 16살 때부터 여장 게이들과 생활을 하며 그들의 삶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주로 퀴어 커뮤니티(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여장남자 등), 에로티시즘, 에이즈 약물 중독 등 미국의 언더 문화의 상징적 존재들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낸은 이들을 사진으로 담아 삶의 환희와 비통을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제공했다.

낸 골딘의 주된 사진 표현법: 스냅샷 다큐멘터리
낸 골딘은 대학 졸업 후 1978년 뉴욕으로 나와 1979년부터 1986년까지 약 7년간 스냅샷 방식으로 사진을 찍었다. 낸은 스냅샷을 사용해 부풀리거나 과장시키지 않으며 자신과 자신의 주위에 위치한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였다. 자신과 관계가 있는 친구, 연인 등 가까운 사람들을 사진의 소재로 삼아 이들의 성, 사랑, 가족 관계 등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담아냈다. 낸과 피사체 사이의 친밀감은 자연스러워 보이는 ‘스냅샷'의 형식을 통해 더욱 빛을 발했다. 낸의 사진은 ‘시각적인 일기로서의 기록’ 그 자체였다.

낸 골딘의 대표적 사진집: <성적의존의 발라드>(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
낸 골딘의 대표적인 사진집인 <성적의존의 발라드>(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는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1898~1956)의 뮤지컬 <서푼짜리 오페라> (Threepenny Opera)에서 이름을 따 출간되었다. <성적의존의 발라드>는 낸이 찍은 800여 장의 스냅샷 사진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낸은 자신의 가까운 친구들을 오랫동안 기록하여 이 작품을 구성하였다. 그녀는 포스트 펑크 음악, 포스트 스톤월 게이(Post Stonewall Guy), 하위문화, 뉴욕 바워리(Bowrey)의 마약중독자를 촬영하며 자신만의 시각으로 폭력, 호전적인 연인, 마약과 자신의 일상, 집착이나 의존증을 사진집 안에 내밀하게 담아내었다. 낸은 “이 작품은 사람들이 읽도록 한 일기이다. 이 일기는 나로 하여금 일상의 디테일들을 끊임없이 기록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그것들을 내가 기억할 수 있게끔 한 장치이다.”라고 설명했다. 낸은 성, 에로티시즘, 알코올과 약물 중독, 에이즈, 그리고 그 관계성들을 주요 테마로 하여 주변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진술하고 있을 뿐 사진을 통해 어떤 설명이나 판결도 내리지 않았다.

전세계 아티스트들의 영감의 원천이 낸 골딘
낸 골딘은 자비에 돌란, 왕가위, 라이언 맥긴리, RM 등 전세계 아티스트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해피투게더'(게이를 다룬 영화)를 연출한 왕가위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낸 골딘이 찍은 사진을 보았다. 그녀는 행복하지 않은 관계를 담은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나는 그 사진을 아주 잘 찍었다 생각했다. <해피투게더> 장숙평 미술 감독에게 ‘이렇게 영화를 시작하고 싶어'라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의 감독 자비에 돌란은 <마미> 블루레이 코멘터리에서 포토그래퍼 ‘볼프강 틸먼스’와 ‘낸 골딘'의 사진을 직접적으로 오마쥬했다고 밝혔다. 또한, <로렌스 애니웨이>를 살펴보면 미술적 색채가 낸 골딘의 작품과 흡사한 면이 많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BTS 멤버 RM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낸 골딘의 사진집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렇게 낸 골딘과 그녀의 작품은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작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우리 모두 검열과 차별에 저항하며  ‘사진’을 통해 목소리를 드러냈던 낸 골딘에 주목해보자.




Editor / 김성욱(@wookkeem), 최진서(@choi_dender), 박예림(@yeam_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