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 Dixon(톰 딕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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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딕슨(Tom Dixon)'의 디자인은 언제나 재료에서 시작된다. 오토바이 튜닝과 용접으로 처음 디자인을 접했고, 이케아에서의 경험을 거쳐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조명, 가구, 오브제, 공간까지. 그는 익숙한 재료를 낯설게 만들고, 기술과 감각을 넘나들며 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 디자인은 결국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지난 3월, 그는 8년 만에 서울을 방문했다. 빠르게 바뀌는 한국의 기술, 도시, 음식 문화는 그에게 또 다른 실험의 영감이 된다. 이 인터뷰에는 그가 요즘 주목하고 있는 재료와 기술, 그리고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실용과 실험 사이, 디자이너 톰 딕슨의 지금을 확인해 보자.

Q. 간단하게 브랜드와 자기 소개 부탁한다.
Q. Could you briefly introduce yourself and your brand?
A. 제 이름은 톰 딕슨입니다. 저는 영국에 기반을 둔 디자이너입니다. 8년 전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었고, 이번에 다시 오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웃음) 저는 약 20년 전에 제 회사를 설립했고요. 저희는 가구, 조명, 액세서리부터 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딩까지 다루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초기 오토바이 튜닝과 폐자재를 활용을 통해 디자인을 접한 부분이 매우 흥미롭다. 시간이 지나오면서 브랜드의 철학과 지향점이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Q. Your early experiences with motorcycle tuning and working with scrap materials are fascinating. Over time, how have the philosophy and direction of your brand evolved?
A. 제가 용접이나 폐자재를 활용한 디자인을 했던 시기는 저희 브랜드를 설립하기 전이었습니다. 이런 활동은 약 5년에서 10년 정도 이어졌고, 주로 철 자재 공장에서 작업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이케아에서 10년간 일했고요. 그러고 나서 제 브랜드를 만들고 20년 가까이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기능적인 측면이나 창업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졌지만, 그 중심에는 늘 ‘재료에 대한 사랑’과 ‘제조 과정에 대한 흥미’가 있었습니다. 기술력이 높든 그렇지 않든, 공학 전반에 대한 관심도 계속 이어졌고요.
Q. 엔지니어링, 조각,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합해 작업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최근 AI 기술이 디자인 영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기존의 톰 딕슨 브랜드와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Q. You’ve mentioned integrating engineering, sculpture, and business into your work. With AI now playing a significant role in design, how do you think technological advancements will influence the Tom Dixon brand and your personal creative process?
A. AI는 저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와 창의적인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저라고 다를 게 없죠. AI는 큰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하고, 동시에 가능성을 넓혀줍니다. 물론 문제도 함께 발생하겠죠. 그래서 이런 기회와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리서치 영역이나 다양한 활용 방면에서 AI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미 저희도 마케팅 부문에서 AI를 활용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Q. 톰 딕슨이 생각하는 ‘공간과 오브제의 관계’란 무엇이며, 이를 통해 사용자의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Q. Through furniture, lighting, and accessories, you’ve been shaping spaces in unique ways. What is your perspective on the relationship between space and objects? Ultimately, how do you aim to transform user experiences through your designs?
A. 저희는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이자 디자인 스튜디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테리어 디자인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 흔치 않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공간을 꾸민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이제는 다양한 감각을 동원해 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데 더 초점을 두고 있어요. 시각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조명, 촉각, 냄새, 소리 등 오감 전체를 아우르는 감각적인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Q. 황동, 구리, 유리 등 실험적인 소재 활용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앞으로 탐구하고 도전해 보고 싶은 재료가 있다면?
Q. Your experimental use of materials such as brass, copper, and glass has been widely admired. Are there any new materials you are eager to explore or experiment with in the future?
A. 완전히 새로운 재료보다는 기존의 재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존 재료로부터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자 하죠. 세라믹에도 늘 관심이 많았고, 최근에는 알루미늄이 저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머쉬룸(균류)’ 같은 생물 기반 재료도 흥미롭게 보고 있고요. 새롭게 출시할 컬렉션에는 대나무가 쓰일 예정인데, 알루미늄과 대나무가 요즘 제게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Q. 과거, 스타 디자이너의 시대가 지나고 개성과 소규모 스튜디오가 주목받는 시대가 되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톰 딕슨이 주목하는, 그리고 한국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디자이너나 스튜디오가 있다면?
Q. You once said that the era of "star designers" has passed, and now individuality and small studios are gaining more attention. Are there any designers or studios you are currently following, particularly ones that Korean audiences should keep an eye on?
A.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스튜디오와 재능을 보여주고 있어서, 한 명을 딱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최근 제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물은 ‘에나지나’라는 러시아 디자이너입니다. 영국 왕립예술학교를 막 졸업했는데, 그녀도 용접에 관심이 있어서 눈여겨보고 있어요. 또, 제 오랜 친구이자 런던에서 활동 중인 ‘폴 콕세지(Paul Cocksedge)’라는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그는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고, 인스타그램에서도 인기가 많아요.
Q.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직접 경험한 한국의 건축, 인테리어, 공간 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하다.
Q. During your visit to Korea, how did you perceive Korean architecture, interior design, and spatial aesthetics? Were there any interesting differences compared to Western design approaches?
A. 요즘 사람들은 어디서나 맥도날드를 먹고 아디다스를 입죠.(웃음) 하지만 한국은 그런 점에서 더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번에 8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공항에서 호텔까지 바로 이동하느라 많은 걸 보진 못했어요.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전자제품이나 교통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이 발전한 나라이고, 이런 요소들이 디자인과 미학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서구권과는 다르게 느껴지죠.
Q.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디자인 문화를 가지고 톰 딕슨이 추구하는 혁신과 실험 정신이 만나게 된다면 이라는 흥미로운 상상을 해봤다.
Q. Korea has a unique design culture where tradition and modernity coexist. If you were to merge your experimental and innovative spirit with Korean culture, what kind of project or concept would you like to explore?
A. 저는 두 가지 분야에서 한국과 협업을 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현대적인 부분인데요, 바로 ‘휴대폰’입니다. 요즘 나오는 휴대폰들은 다 똑같이 생겼잖아요. 저는 정말 휴대폰을 한번 디자인해 보고 싶어요. 또 하나는 전통적인 부분인데, ‘사찰 음식’이에요. 저는 사찰 음식 셰프와 협업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전통과 현대, 양쪽에서 다 시도해보고 싶네요.

Q. 마지막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짧은 조언 부탁한다.
Q. Lastly, could you share a brief piece of advice for young designers worldwide, including those in Korea?
A. 저는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 세상은 사람들에게 다 똑같아지라고 압박하는 듯한 분위기가 있어요. 이런 세상에서 독창성을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은 전통적인 문화와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나라예요. 그래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는 굉장히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을 기반으로, 세계의 다른 디자이너들과 협업할 수 있다면 훨씬 큰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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