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영씨는 겨울이면 어떤 노래가 떠오르세요?

겨울 추천

인터뷰 이후, 자연스럽게 이어진 질문이 하나 있었다.
“겨울이 되면 어떤 노래가 떠오르나요?”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그 질문에서 출발했다. 그녀가 직접 고른 곡들로, 요즘 자주 듣는 음악이자 연말에 더 자주 손이 가는 노래들이다. 무언가를 설명하려는 선곡이라기보다는, 계절과 기분에 가까운 선택에 가깝다.

연말은 괜히 말이 줄어드는 시기다. 많은 일을 지나왔고, 굳이 정리하지 않아도 되는 감정들이 남는다. 이 플레이리스트는 그런 시간에 어울린다. 크게 집중하지 않아도 되고, 흘려듣기에도 좋은 노래들이다.

윤지영의 음악이 그렇듯, 이 플레이리스트도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각자의 속도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조용히 곁에 놓여 있다. 남은 연말, 부담 없이 재생해두기 좋은 리스트다. 아직 완전히 돌아보지 않은 2025년의 끝자락을, 윤지영이 직접 골라준 음악들과 함께 천천히 지나가도 좋겠다. 각자의 속도로 한 해를 정리하기에 충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나보자.


1. 이소라 -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이소라 - 내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이소라의 프로포즈] / ⓒyoutube

겨울 곡, 하고 바로 생각난 노래입니다. ‘그대 없는 밤은 너무 쓸쓸해’라는 가사가 차가운 이미지라 그런지 겨울만 되면 이노래를 자주 떠올라 흥얼거립니다.

처음 이소라님의 앨범을 즐겨들었던 때가 겨울이라 그런 것도 같아요.


2. 이영훈 - 일종의 고백

이영훈 - 일종의 고백 [온스테이지] / ⓒyoutube

화성학 코드분석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제일 먼저 수업곡으로 들고 갔던 곡이에요. 보컬 멜로디와 기타 연주 사이에 빈틈이 없는 것처럼 계속 유기적으로 붙어있다고 느꼈는데 그래서인지 이 곡에서는 시선이 멜로디 한 곳으로만 가는 것 같습니다. 멜로디에 집중이 쏠리면서 가사와 담담한 목소리를 듣다보면 마음이 너무 차가워져요.


3. 못 - 날개

못(mot) - 날개 [문화콘서트 난장] / ⓒyoutube

처음 CD를 사모으던 중학생 시절의 저에게 너무 큰 충격을 준 앨범입니다. 그 이후로 못의 앨범을 다 모으게 만든 곡이에요.

바이닐 노이즈와 더불어 따뜻한 아날로그한 사운드, 콘트라베이스의 연주가 빈티지 재즈를 연상하게 해서 추운 겨울 모닥불 앞에 있는 느낌이 듭니다.


4. TRPP - Merry Bloody Christmas

TRPP - Merry Bloody Christmas / ⓒyoutube

하도 닮았다 하시길래 찾아보니까 제 취향에 맞더라고요. 소개글을 보니 모두 한국인이 아닌 것 같아서 오늘 주제로 추천해도 될까 싶습니다.


5. 10CM - 눈이 오네

10cm - 눈이 오네 / ⓒyoutube

중학생 때 통기타를 배우게 됐는데 그 기타 케이스를 오랜만에 열어볼 일이 있었어요. 거기서 이 곡의 악보를 찾았습니다.

처음 타브 악보를 배우며 연주했던 반가운 곡이에요.


6. 검정치마 - I like watching you go

검정치마 - I Like Watching You Go [온스테이지] / ⓒyoutube

검정치마 1집은 겨울보단 너무 명확히 펑크 여름 앨범이지만요. 오늘 주제로 선곡하다보니 예전에 즐겨듣던 곡을 겨울곡으로 떠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상과 함께 애틋한 감성은 제게 겨울의 느낌인가봐요. 현재 사랑하는 이를 아끼는 가사이지만 그 애틋함이 또 제겐 겨울의 느낌이라 골라보았습니다.


7. 윤지영 - 1 chance

윤지영 (Whys Young) - 1 Chance / ⓒyoutube

연말엔 항상 1년을 돌아보며 아쉬운 것들을 떠올리게 되잖아요.

‘단 한 번의 기회가 생긴다면 난 그 날로 돌아갈래’ 로 시작하는 가사가 그런 미련스러운 감정에 맞물려 연말에 어울리는 곡이라 생각해요. 홀리한 캐롤을 즐기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처럼 쓸쓸한 겨울 음악을 즐기신다면 올해 캐롤로 즐겨주시길 바라겠습니다.


8. 민수 - dancing on christmas

Minsu - Dancing on Christmas / ⓒyoutube

제 주변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민수언니에요. 그런 민수가 올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물처럼 발매해준 캐롤입니다. 발랄한 언니의 목소리가 오늘 선곡으로 쌓인 피로감을 풀어줄 거라 기대합니다.


9. Wave th earth - love.

wave to earth - love. / ⓒyoutube

종지가 찍히지 않고 계속 흘러가는 느낌의 코드와 멜로디 때문에 홀리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2절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보컬 코러스들이 더 홀리하게 진행되어요.

이 곡이 얼마전에 길에서 나오는 걸 들었는데요. 추운 연말 길거리를 따뜻하게 채워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10. 놀이도감 - 새해

놀이도감 (김춘추) - 새해 / ⓒyoutube

연말의 설렘과 아쉬움은 항상 다 느끼지도 못하고 갑자기 새해가 되어버리잖아요.

1월 1일도 어제와 다를 거 없는 하루지만 저런 새해의 기분에 괜히 몸도 마음도 새 단장을 하고 싶어집니다. 내년에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