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CH MODES(미치 모디스)

LIFEISWAR

하입과 트렌드가 순식간에 소비되는 스트리트 씬에서 본질이라는 개념은 자주 희소해진다. 'The Weeknd(@theweeknd)'의 투어 워드로브 디렉터이자 오피움(#Opium)의 크리에이티브로 비주얼 스펙트럼을 넓혀온 '미치 모디스(@mitchmodes)'. 그가 전개하는 브랜드 ‘LIFEISWAR(@lifeiswar)’는 단순한 패션을 넘어 내포된 메시지를 직면하게 만든다.

세상을 떠난 형제를 기리기 위해 몸에 새긴 타투와 단 한 장의 티셔츠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개인의 아픔과 상실을 넘어 삶의 고통을 견뎌내는 이들을 잇는 하나의 단단한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삶은 전쟁(LIFEISWAR)'이라는 명확한 명제 아래, 그에게 의류는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를 넘어 대화와 연대를 시작하는 정교한 매개체다.

'카시나 도산(@kasina_official)'에서 열린 라이프이즈워의 서울 팝업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미치 모디스. 관습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온 그의 궤적과 브랜드가 지닌 태도, 그리고 그가 만들어갈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Q. 먼저 한국의 커뮤니티에 본인을 소개 부탁한다. Mitch Modes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나?

A. 저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출신으로, 스스로 커리어를 만들어온 스타일리스트이자 디자이너, 브랜드 디렉터, 컨설턴트입니다.

현재 The Weeknd의 <After Hours Til Dawn> 투어에서 워드로브 디렉터를 맡고 있고, Opium의 크리에이티브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제 개인 브랜드인 LIFEISWAR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세상을 떠난 형제를 기리기 위해 2020년에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Q.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라고 들었다. 서울을 찾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특별히 서울에 와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서울이 가진 패션에 대한 진보적인 태도와 스타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문화도 물론 매력적이었지만, 사실 저에게 한국 문화는 오래전부터 익숙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자란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어요. 어린 시절 친구 도미닉의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죠. 친구 어머니께서 매일 저희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주시기도 했고요.(웃음)

그래서 언젠가는 꼭 서울에 와서 이 도시를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Q. 현재 거주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역시 한국 음식과 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은 도시로 알고 있다. 실제로 서울을 경험해 보니 첫인상은 어땠는지, 예상과 달랐던 부분도 있었나?

A. 정말 놀라웠어요. 마치 집에서의 삶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옷을 입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꼭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런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어요.

음식도 기대했던 만큼 훌륭했고요.(웃음) 가장 의외였던 건 이렇게 큰 도시에서 차분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여유롭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도시의 규모에 비해 스트레스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Q. 당신의 스타일에는 뚜렷한 관점과 강한 개성이 느껴진다. 처음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고, 그것이 어떻게 지금의 커리어로 이어졌나?

A. 오히려 제가 자란 버지니아에 그런 문화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성장한 지역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바로 외곽에 위치해 있습니다. 정치적인 분위기가 강하고, 비즈니스맨과 기업 중심의 문화가 지배적인 곳이죠.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나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에게 패션과 스타일은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기업 중심 사회에 순응하지 않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습니다. 주변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기준과 관습에서 계속 벗어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패션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지금의 커리어로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도 저처럼 기존의 틀에 순응하지 않으려는 사람들과 함께 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LIFEISWAR를 시작한 지 약 5년이 지났다. 처음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 당시 패션이나 스트리트웨어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시작은 정말 단순했습니다. 세상을 떠난 제 형제의 10주기를 기리기 위해 티셔츠 한 장을 만들었어요. 그를 기억하기 위해 제 몸에 새겼던 타투들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티셔츠였죠. 처음부터 브랜드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많은 사람들이 LIFEISWAR라는 이름 자체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고, 제가 개인적인 아픔을 공유하는 모습에서 위로와 안식을 얻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경험이 이 브랜드를 진지하게 발전시켜야겠다고 결심한 계기였습니다.

저는 지금의 스트리트웨어에 가장 부족한 것이 본질적인 의미와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스트리트웨어는 원래 그런 것에서 출발한 문화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것들이 하이프와 트렌드에 집중하고 있어요. 정작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부족하죠. 많은 브랜드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젊은 세대가 진심으로 공감하고, 자신도 그 일부라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LIFEISWAR라는 이름 자체가 굉장히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네이밍은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브랜드 안에서 ‘전쟁(WAR)’은 무엇을 상징하는지도 궁금하다.

A. LIFEISWAR는 강렬하고 직설적인 표현입니다. 피할 수 없을 만큼 정면으로 다가오는 말이죠. 저는 이 문장이 사람들을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과 마주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에게도 늘 상기시키는 말이에요. 삶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마땅히 되어야 할, 더 강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요.

우리가 겪는 모든 싸움과 장애물, 그 모든 ‘전쟁’은 결국 우리를 가장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만들어갑니다. LIFEISWAR는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함으로써, 스스로가 될 수 있는 가장 나은 모습에 도달하도록 영감을 주기 위한 메시지입니다.



Q. LIFEISWAR는 단순한 의류 브랜드 이상의 존재처럼 느껴진다. 당신의 삶과 취향, 경험, 그리고 주변의 문화와 사람들이 깊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LIFEISWAR를 패션 브랜드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보다 더 큰 무언가라고 생각하는가?

A. 훨씬 더 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LIFEISWAR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커뮤니티가 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옷은 우리 모두를 연결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기 위한 매개체일 뿐이에요.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삶이라는 전쟁 속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를 도우며 그 과정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LIFEISWAR의 옷은 바로 그런 관계가 시작될 수 있도록 열어둔 하나의 문을 상징합니다.

Q. 버지니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현재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다. 음악, 패션, 자동차, 예술, 다양한 서브컬처가 교차하는 환경 속에서 성장해 온 경험과 주변 커뮤니티는 LIFEISWAR의 정체성과 태도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저는 버지니아의 정치적이고 기업 중심적인 환경 때문에 문화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불평하곤 했습니다.(웃음) 하지만 돌이켜보면, 바로 그 환경이 지금의 저를 날카롭게 만든 것 같아요.

그런 곳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살아남은 사람이나 문화에는 그만큼 깊이와 밀도가 생깁니다. 전통적인 커리어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남들보다 열 배는 더 노력해야 하는 곳이거든요. 그리고 그 환경에 다시 갇힐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늘 마음 한편에 무겁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두려움이 저를 멈추지 못하게 만들어요. 절대로 다시 그런 삶에 안주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Q. 이번 카시나에서 진행한 LIFEISWAR 팝업을 통해 서울의 사람들이 가장 크게 경험했으면 했던 것이 있다면.

A. 사람들이 서로를 발견했으면 했습니다. 사실 이건 제가 전 세계 어디에서 팝업을 진행하든 항상 바라는 단 하나의 목표예요. 사람들이 이곳에서 서로 만나고, 제 디자인을 매개로 유대감을 형성하고, 오래 지속될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관계를 통해 문화가 발전하고, 각자도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카시나 도산에서 열린 LIFEISWAR 팝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이미 당신을 알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는 점이다. 당신의 스타일과 지금까지 만들어온 세계가 서울의 젊은 세대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A.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저에게 젊은 세대는 언제나 가장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들이 직접 찾아와 저라는 사람과 제가 만든 작업, 그리고 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존중해 준다는 사실은 정말 큰 의미가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 모두를 위한 이 여정을 계속 이어가야겠다는 영감을 얻습니다.

Q.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고, 무언가를 만들거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젊은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A. 제가 언제나 가장 강조하는 조언은 자신만의 길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받고, 누군가를 동경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해내야 해요. 그것이 여러분을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게 만들고, 이 업계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겁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세요. 그리고 과거의 저에게 누군가 한 가지를 이야기해 줄 수 있었다면, 더 일찍 시작하라고 말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저는 2020년에 브랜드를 시작했지만, 사실 몇 년은 더 일찍 시작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해 수많은 팔로워가 필요한 것도, 사람들의 관심이나 유명세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어요.

Q.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LIFEISWAR의 다음 챕터가 궁금해졌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나 브랜드를 통해 이루고 싶은 더 큰 비전이 있다면.

A. LIFEISWAR를 전 세계로 계속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서울을 비롯한 다양한 도시와 국가를 다시 방문할 계획이에요. 제가 하는 일을 통해 각 지역의 커뮤니티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커뮤니티가 직접 참여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이벤트를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자신이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찾도록 돕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제가 바라는 건 모두가 자신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자가 짊어진 삶의 전쟁을 혼자가 아닌, 함께 싸워나가는 것. 그것이 제가 LIFEISWAR를 통해 계속 만들어가고 싶은 미래입니다.





Kasina's Int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