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BOBBYPINS(바비핀스)

BOBBYPINS

우리에겐 모두 이름이 있다. 각자의 이름은 그 사람의 시간을 설명하는 하나의 지표이자 존재를 구분 짓는 가장 단단한 언어다. 페이크 매거진의 인터뷰 “MY NAME IS”는 각자의 이름에서 출발한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자신의 이름을 중심으로한 기록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들의 일상과 시선을 기록한 필름카메라 이미지와 함께 구성된 이번 인터뷰는 단순한 자기소개를 넘어, 각자가 세상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형태를 나누는 장으로 작용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하고있는 음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일규.
안녕하세요. 저희는 위트와 개성을 담아 무대를 장악하는 밴드 바비핀스입니다. 시원한 밴드 사운드에 디스코, 락, 훵크가 적절히 섞인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위트있는 가사와 중독성있는 훅 라인이 포인트입니다. 아, 저는 드럼파트와 리더를 맡고 있는 임일규입니다.

찬욱. 기타치는 주찬욱입니다.

진영. 선비를 담당하고 있는 베이스 황진영입니다.

승윤. 아름다운 보컬 이승윤입니다.

BOBBYPINS(바비핀스) / ⓒfake magazine

Q. 어떠한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음악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순간이 있었는지?

일규.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독학한 드럼실력으로 밴드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거 너무 재미있는거에요. 고등학교 축제 전야제 무대를 하게 되었는데 음악이 좋고, 무대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때부터 ‘나 이거 평생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웃음)

진영. 고등학생 때 까지 하루 종일 몰두하던게 음악이였습니다. 클래식 악기와 밴드 악기, 예고 입학 후에는 오케스트라 경험과 국악과의 협연 등, 고루 배우고 다양하게 접하며 다양한 음악을 경험해서인지 음악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또한 남달랐고 욕심 또한 넘쳤습니다. 자연스럽게 입시의 길로 접어들었고, 대학교에서 지금의 멤버들을 만나 학교 밖에서까지 우리의 음악으로 사람들과 연결되어 함께 즐기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Q.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까지 어떤 음악들을 접해왔는지, 또 현재 본인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가 궁금하다.

승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MCR과 Greenday 앨범이 집에 있었어요. 홀린듯 반복적으로 그들의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의 음악에도 그들의 시원한 사운드를 음악에 녹여낸 것 같습니다.(웃음)

찬욱. 이전엔 저는 메탈 장르의 음악을 많이 접하면서 들었습니다. 바비핀스라는 팀을 들어오면서 팀원과 많은 소통을 하며 본격적으로 음악을 새롭게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레트로, 펑크, 락 쪽으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톤 연구와 편곡적인 면에 많은 시도를 하게 되었던 거 같습니다.

Q. 평소 곡을 만들거나 가사를 쓰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가 궁금하다.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 편인지, 작업 시에 반드시 필요한 환경이나 습관이 있는지?

일규.
합주실에서, 혹은 혼자 운전하다가 파편이 하나 떠올라요. 멜로디 라던가, 가사 라던가, 아님 어떤 분위기라던가. 그걸 스마트폰에 녹음합니다. 그리고 멤버들과 공유하고 같이 연주해 봅니다. 그렇게 조각조각 모여 완성에 가까워지는 거 같아요. 녹음을 앞두면 가이드를 만들기 위해 간단한 녹음을 합니다. 그러면서 완성도가 더 올라가게 되는 것 같아요. 드럼 녹음의 경우 많이 고민하고 준비해야 만족스러운 녹음본이 나오더라구요. 항상 머릿속에 소리를 생각합니다. 생각이 손을 타고 목표한 소리를 만들어요. 드럼이 세게만 치는것 같고 원시적으로 보여도 생각보다 섬세한 악기랍니다.

찬욱. 보통 곡을 만들 때 저희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럴 때 뭔가 꽂히는게 있으면 그거에 맞게 리듬 또는 멜로디를 생각해내며 , 각자 본인 스타일에 맞게 연주를 하면서 맞춰나가다 보니 저희의 음악이 만들어지게 되는 거 같습니다.

진영. 저는 창작을 할 때 영감, 감성, 감정에서 작업이 시작하는 예술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주로 창작하고자 하는 주제의 조사, 자료 수집, 장소와 역사 등의 소재 근원을 찾아봅니다. 이러한 접근이 재밌고 탄탄한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이와 같이 창작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곡들 가운데에서 본인 스스로 가장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 이유도 함께 설명해줄 수 있는지.

일규.
<단풍>,바비핀스의 음악중에는 조금 다른 색깔의 곡이라고 느껴져요. 절제되고 세련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에너지 넘치는 공연 리스트에서는 자주 하기 어려운 곡이에요. 이 곡의 많은 부분이 실험적이었는데 모두 마음에 듭니다. 카우벨을 활용한 벌스의 드럼 리듬과 키치하게 발성한 승윤이 목소리, 낙엽 밟는 소리를 표현한 12인치 하이햇 사운드, 드럼 킥과 찰지게 붙는 베이스 기타 연주, 묘한 느낌의 기타리프까지. 모든게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꼭 들어보세요!

승윤. 개인적으로 우리음악인 축제에서 했던 <결국에는 다 죽어>라는 곡이 애착이 가요. 군대가기 전에 좋은 음악 하나 내고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해당 곡이 그 좋은 음악이 아닌가 싶어요.(웃음)

바비핀스 - 단풍 / ⓒYoutube

Q. 첫 무대 경험은 뮤지션에게 어떻게 보면 가장 인상깊은 순간일 것 같다. 처음 무대를 가졌던 그 순간,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장면은?

일규.
대학교에서 결성된 밴드라 학교내의 공연은 매우 많이 했지만 제대로 된 외부 첫 공연은 천안의 <룩비욘드>공연이었어요. 그때의 기분은 “이제 세상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의 느낌. 모르는 관객들에게 대화를 처음 건넨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은 경청해주었습니다. 하나하나 마주쳤던 눈빛을 잊을 수 없습니다.

승윤. 첫 무대를 어디로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가장 인상깊은 무대는 수원역에서 했던 무대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얼어있었고 놀라울 만큼 그 누구도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어요. 프론트맨으로서 이는 매우 당황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꿋꿋이 하다보니 자연스러워 지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밴드가 관객들에게 압도 당하면 결국 끝인거죠.

바비핀스 (Bobby Pins) - 결국에는 다 죽어 (Everyone Dies In The End) Official MV / ⓒYoutube

Q. 음악 외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거나 몰입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러한 취미나 일상이 음악 활동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규.
수영,러닝,캠핑,커피,패션,영화,책,사진,그림… 하는게 뭐가 이렇게 많아?라고 하실 수 있지만, 저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교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모든것이 저에게 영감의 메세지를 보내준다고 생각해요. 그걸 눈치채면 음악이 나오는겁니다. 음악에 몰두 해서 음악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음악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승윤. 소액으로 투자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재밌어요. 이렇게 이렇게 세상이 흘러갈 것이다라고 에상하며 투자를 하는데 세상은 대부분 다른 답변을 내놓더라구요. 이걸 취미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투자하면서 자꾸 돈을 날려먹으니 음악 활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진영. 요즘에는 미국 주식에 아주 많은 관심과 시간을 투자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소액으로 즐기니까 나름 괜찮은 취미라 느껴집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을 듣고 싶다. 향후 도전하고 싶은 음악적 시도, 작업하고 싶은 협업 아티스트, 혹은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승윤.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점점 밴드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고 밴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QWER과 데이식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협업 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누구라도 좋습니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좋아요.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결국 우리의 공연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음악으로만 먹고 사는게 모든 아티스트들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영.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과 협업을 1년에 한 번씩은 도전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긴합니다. 음악에서 생각해보자면 힙합 뮤지션도 좋고, 윤마치나 한로로 같은 여성 솔로 가수와도 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타 장르 예술 중에서 생각해보자면 아무래도 댄스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팝핀이나 스트릿 댄스 크루들, 현대 무용 예술가들과도 협업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Q. 끝으로, 본인(그룹)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청자들이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하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함께 말해주길 바란다.

일규. 처음들었을때는 웃기다가, 어떤 날에는 슬프게 들리기도 하는 매력적인 음악을 하는. 언제나 무대와 청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던 밴드로 기억되고 싶어요. 우리의 대화에 참여 하시겠습니까?

진영. 그저 기억 됐으면 좋겠습니다. 심심할 때 나도 모르게 들게되는 음악의 뮤지션이 되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승윤. 우리는 여러분들과 이렇게 음악으로서 소통하는게 너무 좋습니다. 무대에 서는건 정말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도 우리 음악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찬욱. 들으시고 너무 중독적인데? 싶으면 중독되시면 됩니다. 몸에 해롭지 않아요.

BOBBYPINS(바비핀스) / ⓒfake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