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SOUNDHILLS(사운드힐즈)

사운드힐즈

우리에겐 모두 이름이 있다. 각자의 이름은 그 사람의 시간을 설명하는 하나의 지표이자 존재를 구분 짓는 가장 단단한 언어다. 페이크 매거진의 인터뷰 “MY NAME IS”는 각자의 이름에서 출발한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자신의 이름을 중심으로한 기록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들의 일상과 시선을 기록한 필름카메라 이미지와 함께 구성된 이번 인터뷰는 단순한 자기소개를 넘어, 각자가 세상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형태를 나누는 장으로 작용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하고있는 음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
팝을 기반으로 하는 싱어송라이터 사운드힐즈 입니다. 2015년에 데뷔하였고, 2022년 강변가요제 대상 수상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궤도에 올랐습니다. 현재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Q. 어떠한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음악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순간이 있었는지?

A. 아버지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키보디스트 “이종욱”님이시거든. 그래서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초등학교때 선물해주신 기타로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지곤 했어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딱히 진로에 대한 고민은 없었습니다.

되려 대학을 진학한 후 ,  할 수 있는 장르와 하고 싶은 장르의 괴리가 있어 방황을 했습니다. 그렇게 이도저도 아닌 20대를 보내고 27살에 첫 싱글 [다시 너에게]를 발매 하였습니다.  이후에도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일과 여행을 반복하다, 3년간의 캐나다 여행을 마치고 2019년도 후부터 무작정 끝까지 가보자 라는 마음이 들어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Q.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까지 어떤 음악들을 접해왔는지, 또 현재 본인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가 궁금하다.

A. 특이하게도 아버지는 Beatles 같은 당연한 코스의 음악들 보다는 약간 더 매니악한 음악들을 들려 주셨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잉베이 맘스틴, 메탈리카 등 한편으로는 장르적으로 다양하게 Earth wind the fire,  Kansas, Doobie Brothers 같은 음악들도 들려 주셨던 것 같습니다.

뮤지션으로서 이런 환경은 나름의 장단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먼저 단점이라면 제가 어떤 음악을 하고싶은지를 고민하는 시점에 있어선 딱 한가지를 골라서 몰입하기는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뒤늦게 따로 필요 했었거든요. 반대로 장점은 다양한 취향들을 저만의 색으로 조합해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또 지금까지 대부분의 음악들을 듣고 받아들이는데 있어 피로감이나 낮섦을 조금이라도 덜 느낀다는 점도 장점인 것 같아요. 이런 장점들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지속과 변화가 가능한 뮤지션이 될 수도 있겠다고 느낍니다.

Q. 평소 곡을 만들거나 가사를 쓰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가 궁금하다.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 편인지, 작업 시에 반드시 필요한 환경이나 습관이 있는지?

A. 초기에는 온전히 저만의 ‘생각’과 ‘단어'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것을 경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그렇게 메모에 둔 것들을 소재로 글을 쓰고 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아무래도 당시에는 연애나 관계에 대한 감정들이 많았고 인디 뮤지션으로써 가지는 고립감이나 불안함에 대한 내용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후론 다양한 선배님들의 작품을 보고 느끼며, 간접적인 경험 혹은 상상 만으로도 내면의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특히 자우림의 ‘김윤아 선배님’이 제겐 큰 영향을 주셨는데요. 가끔은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그대로 보여 줄 때 조차 누군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음을 많이 배웠습니다.

작업을 할 때 저는 대체로 타인의 작품에서 동기부여를 많이 받는 편인 것 같아요. 요즘은 특히나 운전을 하면서 생각나는 문장이나 단어 멜로디를 녹음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모아둔 기록들을 싹 정리하며 작업을 시작하곤 합니다. 그래서 꽤 많은 노래를 만들었고 어쩌다보니 다작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네요. 그리고 가사 같은 경우엔 주로 책을 많이 읽고 맘에 드는 표현을 많이 따라해 보기도 해요.


Q. 지금까지 곡들 가운데에서 본인 스스로 가장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 이유도 함께 설명해줄 수 있는지.

A. '그때 열대야',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게'. 이 두 곡이 떠오르네요. 이 두 곡은 제에게 있어서 가장 직접적인 경험들에서 나온 곡이에요. 그래서 멜로디도 그다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완성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경연대회에서도 저에게 상을 안겨 준 곡들이기도 해서 유난히 애착이 가곤 합니다. 저를 모르는 분들이 많은 무대에서도 이 곡들을 부를 때면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거든요. (웃음)

고양버스커즈 TV l 사운드힐즈 - 그 때, 열대야 l LIVECLIP / ⓒyoutube

Q. 첫 무대 경험은 뮤지션에게 어떻게 보면 가장 인상깊은 순간일 것 같다. 처음 무대를 가졌던 그 순간,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장면은?

A. 첫 무대라기 보다는 저의 첫 단독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공연에 미디어를 통해 저를 알게 되신 한 팬분이 와주셨는데요. 정말 큰 꽃다발을 사가지고 오셨었어요. 무대에 올라 관객석을 바라보며 첫 곡을 시작하려고 고개를 들었을 때, 그 꽃다발이 너무 잘보여서 저도 모르게 첫 곡부터 울먹거리며, 시작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감사했고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Q. 음악 외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거나 몰입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러한 취미나 일상이 음악 활동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궁금하다.

A. 회사를 다니고 있는 한 친구가 “명함 만으로 나를 표현 하면 그거는 좀 우울한 일이 아닌가?” 라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치를 두는 것들, 물론 음악으로서 저를 가장 크게 표현하고 싶지만 살아가면서 그 이외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스쿼시라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제 어느덧 구력이 15년쯤 되어, 센터에서 오전 초급반을 파트 타임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코트에 들어서면 저는 뮤지션 이 아니고 그저 공을 잘 치고 싶은 한 사람일 뿐이거든요. 그 안에서는 뭔가 또 다른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음악이라는 분야 밖에서 다른 ‘내’가 존재하게 되니 작품을 만드는 데에 좀 더 과감해진다고 할까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을 듣고 싶다. 향후 도전하고 싶은 음악적 시도, 작업하고 싶은 협업 아티스트, 혹은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A. 초기에는 어쿠스틱과 팝에 기반한, 그리고 공감과 위로에만 치중된 곡들을 많이 발표했는데요, 이제는 좀 더 밴드사운드에 기반한 음악을 해보려고 합니다. 크게 의미를 담지 않은 단어와 메시지도 노래에 실어 좀 더 ‘날 것’의 무엇가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큽니다. 꽤 오랫동안 타인의 시선에 갇혀 그런 것 들에 갇혀있었기에 이제는 크게 방향을 틀어 보고자해요.

사운드힐즈(Sound Hills) - 아직은 모르지만 | LIVE CLIP / ⓒyoutube

Q. 끝으로, 본인(그룹)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청자들이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하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함께 말해주길 바란다.

A. 처음 모습 그대로가 아닌, 매번 새로운 아티스트로서 기억되고 싶습니다. 새로움이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살짝 불편하게 느껴질지라도, 다양함 그 자체가 색인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사운드힐즈(Sound Hills) / ⓒfake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