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CHI(킨치)

KINCHI(킨치)

지금보다 조금 더 젊었을 때는 스니커즈를 추구했다. 큰 이유 없다. 단순히 편해서. 나이가 들면서 깔끔한 디자인과 품격을 갖춘 신발을 찾았다. 킨치(kinchi) 'GRAINY-547'은 빈티지 매력과 오래 신을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으로 내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찾게 된 킨치에게서 단순한 신발 이상의 의미를 느꼈다.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이는 킨치는 예술 작품, 서브컬쳐, 지속 가능한 미래까지 담고 있다. 클래식부터 트렌디, 캐주얼부터 스포티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선사하는 킨치의 김정현(이하 H) 대표와 김준식(이하 S) 대표를 만나 킨치의 특별함을 살펴봤다.

ⓒkinchi

Q. 간단하게 자기소개랑 브랜드 소개

S. 안녕하세요. 저는 킨치에서 제품 개발이나 생산, 디자인을 주로 다루고 있는 김준식입니다. 킨치는 프로젝트성 브랜드로 제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재화가 딱딱하고 진부한 이미지를 다양한 프로젝트나 문화 활동을 통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H. 안녕하세요. 김정현입니다. 준식 대표와 함께 킨치를 운영하고 있고, 킨치의 전체적인 디렉팅을 맞고 있습니다. 주로 마케팅, 브랜딩 및 비주얼 업무를 맡아 하고 있습니다. 준식 대표가 얘기했던 것처럼 저희는 그냥 일반적인 재화 시장을 노리고 브랜드를 창립했다기보다 신발이라는 카테고리에 컬처 문화 자체를 활성화하고 싶은 것들에서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브랜드와 컨택을 통해 브랜드들이 서로 갖고 있는 장점을 끌어올려 서로를 견인시켜 줄 수 있는 취지를 보여주자 하는 작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웃음)


Q. 킨치라는 브랜드가 프로젝트성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성으로 단발적인 브랜드인지, 프로젝트로만 브랜드를 운영한다든지 킨치만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H. 시작점은 프로젝트의 의미를 신발과 의류, 리빙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다루고자 하는 목적으로 출발했어요. 신발 제품명이(a), 의류가(b), 아트 혹은 라이프를(c)와 같이 구분한 것도 제화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것들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더 많은 것들이 가능해지고 나선 제품 관련 협업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제화의 서브 컬쳐 활성화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문화 활동도 만들어보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제화의 서브컬쳐 활성화 프로젝트를 위해 슈샤이너 이신우님과 슈케어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었고, 올해 슈즈 디자인 대회를 개최할 계획도 있습니다. 현재 죽어가고 있는 국내 제화의 활성화를 위해 일본 문화복장학교와 연계한 교육도 진행 중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여러 방면으로 노력 중인 부분들이 있어요.

단발성으로 진행되는 것도 있고 장기 프로젝트도 있겠지만 하나하나에 저희 가치관을 녹여 보고자 합니다. 킨치에게 프로젝트란 제품이든 어떤 문화의 일환이든 킨치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 많은 이가 공감하고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활동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점이 모여 결과적으론 한 시대에 기여할 수 있는 브랜드로 남고 싶어요. 프로젝트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소개해 드린 것 같지만,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결국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을 이뤄가는 중간중간의 디딤돌 같은 것이라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디딤돌 하나하나도 의미를 가지길 원하는 바람으로 노력 중입니다.

kinchi / ⓒfake magazine

Q. 진행한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몇가지도 함께 소개해 주자면?

H.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킨치의 랩실 역할을 함께하고 있는 오울입니다. 처음엔 신발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던 모임 정도였는데 제화에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해보자는 취지로 ‘오울’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멤버론 킨치 대표 두 명, 영환 교수님, 길프 대표님이 있습니다. 처음엔 소소하게 함께 만들어보고 싶은 신발을 제작해 출발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후 진행한 프로젝트론 악필의 민보권 대표가 샤넬, LVMH, 에르메스 등이 후원사로 함께하는 세계적인 공모전인 ‘38th Hyères festival fashion’ 대회에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어 해당 쇼를 위한 신발 3종을 개발해 주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디자이너를 위한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공표한 바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가장 재밌는 프로젝트를 꼽자면 제팬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보통 일본 제화가 웰메이드인 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연결도 쉽지 않고 높은 단가와 생산의 어려움 덕에 국내 제화 브랜드들에서 ‘made in japan’ 제품을 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어렵게 일본 쪽과 관계가 닿아 판매가 우선순위가 아닌 일본 정통 핸드 메이드 제화들에  트렌드와 킨치의 색깔 입혀 저희만의 제화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대학생과의 작은 접점으로 학생들을 위한 행사를 지원하기도 하였으며 올해는 신발 디자인 공모전을 준비 중입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며 제대로 된 대회를 개최해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인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해 볼 예정이에요. 대학교와 연계하여 준비 중이기에 때문에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Q. 시작점을 재화나 신발로써 선보이고 있다. 어떤 신발들을 주로 제작하고 있고 타 브랜드들과의 조금의 차별점을 꼽아달라

S. 보통 재화라고 하면 의류에 비해서 진입 장벽을 높게 보곤 해요. 생산 기술에 대한 문제 때문인데 국내에서 공정을 구현하는 것들부터 단가, 기술력 등 배우고 생산하는 부분까지 어느 정도 한계점이 있어요. 앞서 정현 대표가 얘기한 것처럼 저희는 이러한 재화에 있어 기술력과 생산력에 대한 장점이 가장 커요.

그렇다 보니 누구나 생산하기에는 쉽지 않은 공정의 제품들이다 보니까 더 좋아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것 같아요. 이외 몇 가지를 더 이야기하자면 미니멀한 패턴의 구두류가 많습니다. 독특한 디테일이 많이 들어간 디자인의 제품보다는 두루 활용하기 좋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신발을 지향하고 있어요. 타 브랜드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공정을 통해 구겨진 질감과 함께 전통 제법들을 적용한 워싱 레더 신발들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 숫자 5로 시작하는 5시리즈, 홀스 레더 라인이 있어요. 최근엔 최고급 자재와 공법, 과감한 디자인이 녹여 든 고급 제품들을 6시리즈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고급 라인이든 기획 상품이든 기본적으로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은 착화감입니다. 항상 디자인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편하게 만드는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부분은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실 거라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차별점이 드러나는 킨치만의 신발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

S. 텀블다이 공정으로 대표되는 가장 큰 두 제품은 ‘GRAINY-547(a)’와 ‘SHOWER-808(a)’가 있습니다. 547은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제품으로 굿이어웰트 공법으로 제작되어 제품완성도와 함께 빈티지하게 구겨진 무드가 멋들어진 말가죽 제품이에요. 옥스포드에 더비 날개 형태를 헛미싱으로 표현한 점이 가장 큰 특이점이라 생각합니다. 눈에 있지 않은 큰 틀에 눈에 익어 보이는 디자인의 형태를 집어넣어 결과적으로는 눈에 익게 디자인하였습니다.

‘SHOWER-808(a)’ 은 소가죽에 워싱을 돌려 제작한 제품으로 블레이크공법을 통해 ‘GRAINY-547(a)’ 보다 좀 더 경쾌하고 대중적인 제품으로 제작해 보았습니다. 기본 더비 패턴에 밀리터리 토, 대중적인 요소들이 많이 녹아든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두 제품 다 앞서 말씀드린 착화감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Q. 신발은 기존의 정형화된 형태가 존재한다. 킨치만의 아이덴티티가 녹아드는 신발을 제작하기까지 어떠한 변형을 주는지,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S. 이미 세상에 모든 디자인은 나와 있다는 말도 있지만 매년 여러 브랜드에서 새롭고 신선한 것들이 튀어나오곤 합니다. 정형화된 틀 안에서 여러 요소가 섞이기도 하고 신발이 아닌 다른 것에서 착안한 재미있는 것들이 나오기도 해요.

하지만 저희처럼 작은 브랜드에 있어서 디자인 방향성 잡을 때 어쨌든 제품이 판매되고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혼자만 원하는 디자인이 있고 이쁘다 출시되었을 때 대중들의 관심을 사실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킨치의 디자인 개발에서 가장 중점으로 두는 건 미니멀한 무드를 해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끌릴 만한 쉐입으로 제작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앞선 전제로 여러 디테일이 추가되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는데 보통은 하고 싶은 걸 다 넣어본 뒤에 빼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해당 방법으로 디자인하면 원래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보여줄 수도 있고 불호 요소를 지워나가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에요. 더하는 것보다 쉽기도 하구요.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과도한 포장 없이도 본연의 멋이 드러나도록 제작하는 게 어려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kinchi / ⓒfake magazine

Q. 킨치 이전에 어떤 일들을 해왔고 어떠한 부분에서부터 재화나 신발 쪽으로 관심을 가졌는지, 과거 이야기도 짧게 부탁한다.

S. 킨치 이전, 20대 초반부터 오랜 기간 신발 커스텀작가로 활동했었습니다. 현재도 신발 커스텀분야가 대중적이진 않지만, 처음 재가 발을 들였을 땐 국내에 정보가 아예 없다시피 할 정도로 활성화된 문화가 아니었습니다.(웃음) 자동차커스텀도장업체에서 에어브러쉬와 수전사를 배워 신발에 접목하면서 시작하였고, 국내 정보가 없어 레딧을 통해 연구하곤 했어요. 모든 커스터머가 그렇겠지만 새로운 기술과 재밌는 것들을 신발에 해보려는 욕심이 커지더라고요. 가리지 않고 필요한 건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곤 했습니다. 결국엔 아예 신발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제화 생산기술을 배웠어요. 신발 커스텀 하는 분들은 대부분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욕심이 있거든요.(웃음)

이때부터 제화에 관심이 커졌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아카데미에서 1년 정도 배우고 맞춤 수제화 일을 하면서 일본의 핸드웰트 기술을 배웠어요. 신발 관련된 것들을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보다가 정현대표를 만나 킨치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신발에 대해 복합적인 걸 많이 배웠는데 당시의 경험들이 돌이켜 보면 지금의 킨치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H. 호주에서 패션을 전공했습니다. 디자인보다는 브랜딩 및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내용을 주로 배웠고, 한국에 돌아가게되면 꼭 내가 하고싶은, 혹은 세상에 필요한 브랜드를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던 와중, ‘왜 편하면서 멋진 구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킨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제화라고 하면 딱딱한 이미지가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따라서, 편한 구두 편한 신발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싶었습니다.


Q. 준식 대표님은 신발 아카이빙, 컬렉팅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신발 아카이빙들의 시작점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S. 소비의 90%가 거의 신발일 정도로 제가 신발을 좋아해요. 그래서 한 번 꽂히면 구매하는 것 같아요. 사실 이제는 수집의 의미라기보다는 궁금한 게 있으면 확인해 보려고 사는 편이에요.(웃음) 덩크 SB 와 스피드캣이 유행하던 시절부터 하나씩 모으다 나이키에서 처음 루나폼을 출시했을떄 착화감에 충격받고 여러 브랜드의 편하다는 신발은 다 경험해 본다고 사봤던 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신발 하나하나가 어찌 보면 경험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확인해 보니 대략 200족가량 되는 것 같아요. 신발이 너무 많아지니까 판매를 하기도 하는데 항상 200족가량 평균적으로 유지가 되는 편인 것 같아요.(웃음)

Q. 그 중 기억에 남는 신발을 꼽아 달라.

S. 먼저 ‘나이키’와 ‘슈프림’이 협업한 블레이져가 기억에 남습니다. 학창 시절에 처음으로 리셀로 구매했던 신발인데 지금이야 워낙 신선한 발상의 제품들이 많지만, 당시엔 퀄팅 갑피와 금장D링 장식은 상당히 신선한 디자인이었어요.

두 번째로는 ‘rolling dub trio’의 웨일 제품이 있습니다. 최근 출장 때 생산공장에 들르기도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제화 브랜드 중 하나에요. 호윈 크롬악셀로 투박하고 두께감 있는 가죽을 절개 없이도 완벽하게 골을 싸놔서 메이킹적인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다만 구하기가 힘들어 한사이즈 큰 걸 샀더니 실착은 거의 못 하고 있어요. (웃음)

마지막으로 최근에 인상 깊었던 신발을 말씀드리자면 ‘풋더코처’ 제품인데 독일군 형태의 갑피에 구둣솔을 붙인 제품이었어요. 일본만의 만듦새, 특히 일본 제화 라스트가 아시아 족형에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kinchi / ⓒfake magazine

Q. 여러 해째 브랜드를 운영하며 다양한 쉐잎의 신발을 계속해서 제작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신발 그리고 만들어보고 싶은 스타일에 대해 얘기해줄 수 있을까.

S. 24년도엔 킨치는 6시리즈와 함께 결을 다듬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금년에 곧 새롭게 코도반 라인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보통 쉘 코도반 제화들이 원재료가 비싼 턱에 가격대가 있는 편이고 디자인도 다양하진 않은데, 킨치에서 한번 코도반 제품들을 대중성 있게 접근해 볼 수 있도록 풀어보려 해요. 호윈, ROCADO 쉘코도반 제품부터 좀 더 접근성 좋은 가격대 제품까지 다양하게 출시해 볼 예정입니다.

이외엔 작년에 선보인 오리 더비, 첼시 제품의 라스트를 디벨롭하여 개발 중이며 라스트만으로도 특이한 로퍼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지금은 제품군이 더비슈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만 금년엔 로퍼, 보트슈즈, 하이킹 부츠와 워커 등 다양한 제품들로 채워보려 해요. 최근 ‘제뉴인그립’과의 협업으로 안전화를 시작해 각종 직업군의 신발들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신발이 아니라 특정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에도 재밌는 디테일들이 많더라고요. 킨치의 색깔로 한번 만들어보려 합니다. 새롭게 선보일 신발이라 하니 제가 말이 많아지는데…아무튼 신발 관련된 모든 건 다 해볼 예정입니다.(웃음)


Q. 킨치라는 브랜드를 운영을 하면서 다른 스타일을 가진 두 디렉터의 각자만의 영감 포인트.

H. 저는 현실적인 점에 좀 더 치우쳐져 있어, 패션 시장의 흐름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잘 팔리는 제품들, 혹은 인기가 많은 디자인의 특이점, 소재나 쉐입 등을 많이 봅니다. 이런 소스가 있어야 대중들에게 소개가 되었을 때 조금더 수월하고 원활하게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또 이런 과정이 있어야 저희의 코어인 제화의 대중성 즉, 제화라는 서브 컬처를 수면위로 올릴 수 있는 디딤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더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할 줄 알고 다 잘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웃음)


S. 기본적으로 빈티지 신발이나 여러 제품들의 디자인을 보긴 합니다. 보통 해외 시장 다니다가 재밌는 아웃솔을 찾는다든지, 개발자들이 새로만든 공법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보면 욕심나서 바로 접목해 테스트 하는 편입니다.

사실 저는 제품 자체에 관련된 것이 많다 보니 정현 대표가 제시해 주는 트렌디함을 가지고 제품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편이에요. 영감은 다양한 곳에서 받는 거 같아요. 제품 콘셉을 결정짓는 부분은 오히려 신발과는 관계없는 곳에서 받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귀여운걸 좋아해서 관련된 행사나 전시회를 찾아다니는데 그런 곳에서 작가들이 쓰는 색감이나 포인트 되는 디테일들이 재밌는 경우가 많거든요. (웃음)


Q. 미스치프의 아톰슈즈, 발렌시아가의 스테로이드 부츠, 휠라의 드레곤 부츠 등 근래 다양한 형태의 신발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문화와 관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H. 저희는 부틀렉 문화를 많이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심볼만 갖고 노는 디자인보단 ‘미스치프’ 처럼 발상 자체가 다른 참신한 디자인을 제일 선호합니다. 제품만이 아니고 창의적인 활동들을 함께하는 브랜드라 좋아하는 브랜드 중 하나기도 하고요. ‘컨셉트킥스’와 더불어 정말 머릿속이 궁금한 집단입니다. ‘미스치프’ 말고도 ‘발렌시아가’나 ‘JW앤더슨’ 등의 브랜드에서도 기존에 없던 형태라고 봐도 무방한, 오브젝트에 가까운 디자인을 간혹 출시하곤 하는데 언젠간 저도 해보고 싶은 것들이에요. 이슈성을 가져가면서도 그들이 만들어가는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을 많이 리스펙합니다.

kinchi / ⓒfake magazine

Q. 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운영이나 기획, 브랜딩 등 현실적인 고충 또는 애로사항과 어떠한 방식으로 헤쳐가야 되는지도 여쭤보고 싶다.

H. 소규모든 대규모든 운영하면서 제일 중요한 건 돈이 먼저 떠올라요.(웃음) 현실적으로 봤을 땐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죠. 하지만 그보다 저희는 저희만의 코어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다행히 주변에 저희와 같은 뜻을 지닌 사람들이 조금씩 뭉쳐 짐으로써 애로사항들이 많이 해결이 되곤 합니다. 같은 문제점을 보고 지적하고 그것들을 파헤쳐 나아가는 행위를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수월하게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킨치를 시작할 때 단순히 멋진데 편하기까지 한 신발에서 그치지 않고 운영진끼리의 단단한 코어를 정하고 그것을 계속 명심해 왔어요. 그런 노력을 하다 보면 결국 운영이나 기획, 브랜딩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운영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가 있다면, 본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게 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기 성찰을 잘하는 눈과 마음가짐 그리고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봤다면 그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휴먼리소스가 되겠죠.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돈과 자신만의 코어, 자아 성찰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주제 파악이 되겠네요.(웃음)


Q. 'fake'의 의미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킨치에게 'fake'란?

H. 킨치의 ‘fake’는 문화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이지만 그 전에 신발과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기에 제품 판매에만 치우치지 않고자 합니다. 제화 문화의 대중성과 서브 컬쳐로서의 확장성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고, 실제로 하나씩 이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웰 메이드 제품으로 그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희 제품을 소비하는 분들과 평소 제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해 제화 문화에 속해있는 여러 가지 행위들을 소개하려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것들이 많으니, 킨치의 새롭고 다양한 면들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킨치(KINCHI)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