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LILY(타이거릴리)

tigerlily 

[ISSUE No.3] TIGERLILY(타이거릴리)

Q. 자기소개와 'TIGERLILY(타이거릴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안녕하세요. 타이거릴리(tigerlily) '최건'입니다. 타이거릴리는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 모든 존재를 위한 행위가 되는,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제안합니다. 타이거릴리는 강요가 아닌 제안을 통해 잊고 있던 가치를 공유하고 높은 완성도와 고객의 편리성을 두루 갖춘 핸드메이드 제품과 서비스를 연구하고 제공하고자 노력 중인 브랜드예요.

Q.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비건(vegan) 향수와 샤워용품을 제작하는 ‘타이거릴리’의 시작점은?

A. 우선 ‘타이거 릴리’는 단순히 그냥 제로웨이스트나 비건 제품만 제조하고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품을 사용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거나 자신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죠.

‘화장품 유목민’이라는 신조어는 저에게도 적용되고 있었어요. 특히 영국 유학 시절에는 탈모 증상도 보이고 피부도 많이 예민했어요. 마땅한 제품을 찾지 못하기도 했고요. 그러던 중 영국 LU** 본사에서 근무하는 친구와 가깝게 지내며 핸드메이드 화장품에 관심이 생겼어요. 화장품 원료를 공부하며 직접 샴푸바와 비누, 간단한 기초 화장품을 만들어 썼는데 피부가 맑아지고 두피가 건강해지더라고요. 게다가 의외의 장점을 하나 더 발견했어요. 플라스틱 용기 같은 쓰레기가 나오지 않았죠. 제가 좋아서 하던 일들이 환경에 이로운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 기뻤습니다. 이 만족감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시작점이었어요.

Q.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환경을 지키고 싶어서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쓰레기통을 가득 채우는 샴푸 통이나 클렌징 통 같이 불필요한 플라스틱 용기가 나오지 않아 쓰레기통을 비우는 횟수가 굉장히 많이 줄었어요.

내가 좋아서 하는 행동이 환경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심이 생겼고, 환경을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저 자신이 더 좋아졌습니다.

Q. 비건 브랜드를 전개하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 저희는 너무 강요하지 않고, 내가 좋아서 쓰는 제품이나 내가 좋아서 찾는 라이프 스타일 등이 환경을 지키는 행위로 바로 연결이 되게끔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싶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품의 기능적 완성도를 굉장히 높이려고 노력해요. 물론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게 비춰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요. 그래야 고객들이 사용할 때도 기분이 좋잖아요. (웃음) 그래서 가치 소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이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스스로 찾아가기를 바라고 있어요.

Q. 비건 향수, 디퓨저(diffuser), 멀티바 등 제로웨이스트 기반의 비건 제품들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타이거릴리’에서 판매 중인 제품 소개를 부탁한다.

A. 비건 핸드메이드 워시 제품과 핸드 '블렌디드 프레그런스(blended fragrance)'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비건 레시피로 약초와 꽃을 우린 '인퓨즈드 오일(infused oil)'을 사용해 보습과 모공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며, 순하기 때문에 자녀도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레그런스 제품의 경우, 최대 100%로 식물성 오일을  블랜딩해서 아로마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기관지가 약한 분이나 비염이 있는 분들도 편하게 사용하고 계시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Q. 타이거릴리는 유기농, 비정제 그리고 에센셜 오일 등 식물성 원료를 베이스로 제품을 직접 만드는 브랜드라고 소개하고 있다. 향수나 샤워 용품 같은 경우 피부에 집적적으로 닿는 제품이다 보니 성분이나 향료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제품군 제작 과정도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린다.

A. 모든 제품은 손으로 직접 만듭니다. 모든 성분과 원료는 EWG 그린 등급의 원료를 사용하며, 가장 안전하고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레시피를 연구하고 서비스합니다.

최근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한 샴푸바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그만큼 무거워진 책임감으로 원료와 효과에 더 신경 써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Q. 타이거릴리의 오프라인 샵 인테리어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오프라인 공간의 소개 부탁한다.

A. 타이거릴리의 세계관과 방향성을 공간에 표현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일단 제가 타이거릴리 쇼룸에 들어온 순간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었고, 그 경험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업체를 찾아다니며 논의해보았지만, 당시 가진 예산으로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중고 장터를 전전하며 잠복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버려진 물건, 중고제품으로 공간을 채웠어요. 쓰다 남은 시멘트를 구해 벽을 발랐고, 계산대이자 제품 신선도를 지키는 쇼케이스도 운 좋게 무료 나눔으로 받았어요. 하나하나 손수 완성하다 보니, 더 좋은 의미로 공간을 채울 수 있었고, 많은 분들이 흥미를 느끼고 방문해 주십니다.

망원동 쇼룸에서는 시향은 물론 세면대에서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고, 작품 활동을 하시는 작가를 응원하자는 취지로 타이거릴리의 공간을 무료로 대관해 드리고 있습니다.

Q. 리필스테이션(refill station)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향수나 디퓨져의 리필스테이션은 생소하다. 타이거릴리가 운영하는 리필스테이션도 소개 부탁한다.

A. 핸드메이드 비건 워시 제품과 핸드 블렌디드 프레그런스 제품 모두 소분해서 이용 가능합니다.

향수를 휴대용으로 가지고 다니고 싶은데 용기 특성상 소분하기 어려워 아쉬움을 항상 느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론칭과 함께 국내 최초로 클렌징바와 샴푸바는 물론, 디퓨저와 향수를 포함한 프레그런스 제품 또한 g 단위로 이용 가능한 리필스테이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제품의 패키지에서 오는 브랜드 경험을 포기하기 어려웠지만, 향수나 디퓨저와 같은 프레그런스 제품을 리필하는 재미와 가치에서 오는 브랜드 경험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프레그런스 리필스테이션 운영 결과 많은 분들이 신기해 하고 만족을 느끼며 자주 찾아 주십니다.

Q. 타이거릴리의 제품군이 소비자에게 어떤 즐거움과 영감을 선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사용하며 환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지만, 제로웨이스트 제품에서 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제품을 옮겨 다니는 유목민들이 많고 브랜드도 참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타이거릴리는 환경을 위한 제품만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환경을 위한 제품은 물론 제품 자체에서 오는 기능적 만족감으로 소비자들의 삶에 즐거움과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며, 더 많은 분들에게 습관이 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연구하고 실천합니다. 또한, 제품에 담긴 스토리가 있습니다. 앞으로 추가될 향의 스토리는 타이거릴리를 경험할 때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Q. 제로웨이스트 실천 이외에도 동물실험반대와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 전시 공간 무료 대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A. 저희는 비영리단체나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저희가 제품을 개발하고 브랜드를 운영하며 할 수 있는 활동과 아이디어들을 실천합니다. 저희 타이거릴리는 신진작가님들을 응원하기위해 Photography, Installation 그리고 Painting 등 모든 예술 장르에서 활동하시는 작가님들에게 쇼룸 공간을 무료로 전시,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혼모 생활시설 애란원, 마포 청소년 문화센터에 주기적으로 기부합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함께 후원해주세요!

Q. 환경보호, 폐기물 등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쓰레기 줄이는 방법들을 공유하자면?

A. 의무감이나 목적을 위해 실천하는 것도 정말 값진 행위이지만, 환경에 의무감이나 강박을 갖기보다는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것 자체가 환경 보호와 연결되는 방향이 더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더 공유하자면 플라스틱의 편리함과 고기반찬의 맛에 익숙한 우리가 한 순간에 모든 플라스틱을 포기하고 100% 채식으로 식단을 구성하기에는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금방 포기하거나 때로는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 시작 자체를 두려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타이거릴리는 제로웨이스트에 관하여 이상적인 큰 계획보다는 작은 실천부터 하나하나 범위를 넓혀가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장바구니 없이 장을 봐야 하는 상황에서 그냥 집에 돌아와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것보다는 오늘 사용한 비닐 봉투를 다음번에 재사용하거나 다른 용도로 몇 번 더 사용하는 등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0% 채식 식단을 시작하기 두렵다면 하루에 한 끼만 채식으로 구성하거나 채식의 입문 단계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루에 한 끼를 채식하는 사람들이 3명 모인다면 1명은 1년 내내 채식하는 셈이니까요.

저 역시 환경은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 많고, 생활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비건 라이프를 많은 분들과 함께 즐기고 싶습니다.

Q. 올해 2월 샴푸바를 제작했다. 계속해서 발전해가는 타이거릴리의 다음 제품 또한 기대되는데 구상중인 제품이 있는가?

A. 제품군을 늘리고 더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들을 계획 중입니다. 다만 샴푸바 때처럼 ‘릴리즈’(고객들 애칭) 분들에게 깜짝 선보이고 싶어 자세한 설명은 어려운 점 양해 부탁합니다. 또한, 제품뿐 아니라 새로운 타이거릴리만의 서비스를 런칭할 계획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

Q. 'FAKE'를 ‘목적을 달성한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해주는 행동이나 태도’로 재해석하였다. 타이거릴리에게 'FAKE'란?

A. 아직 의미를 찾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타이거릴리에게 FAKE란 ‘취향과 공감’이에요.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좋아하는 것을 제품과 브랜드 요소에 녹여 그것을 릴리즈 분들과 공감해요.

브랜드의 요소들을 매출 증진 방안으로 활용하는 것이 당연히 매출에는 더 효과적이겠죠. 하지만 자신이 재밌고 좋아하는 것을 함께 공유했을 때 타이거릴리와 함께 진심으로 춤출 수 있고, 타이거릴리가 힘들 때 함께 저희 곁을 지켜줄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글을 써서 제품에 스토리를 담고, 그림, 소품 등을 비롯해서 직접 만든 향을 비롯한 제품을 주변에서 함께 즐기고 좋아해 줄 때 저희는 가장 행복합니다.

제품의 본질과 이야기로 항상 릴리즈 님들과 소통하고 성장하며 함께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