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배에 걸어라, UFC 역대급 업셋

UFC

업셋. 단어 그대로 판을 뒤엎고, 예측을 뒤집는 이변을 뜻한다. 최근 UFC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 저스틴 게이치는 이 단어의 진짜 무게를 증명해 낸 바 있다. 일명 ‘백악관 매치(UFC Freedom 250)’로 불린 일리아 토푸리아와의 맞대결에서 게이치에게 붙은 배당은 무려 +430. 도박사들과 전문가들의 예상은 9대1 수준으로, 게이치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언더독에 불과했다. 모두가 무패 챔피언 토푸리아의 완벽한 승리를 점치고 있었으나, 게이치는 이를 비웃듯 보란 듯이 판을 뒤엎으며 코너스톱 TKO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러한 언더독의 반란은 격투기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실 UFC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라는 말은 거의 절대적인 명제에 가깝다. 조제 알도, 이스라엘 아데산야, 카마로 우스만, 조르주 생피에르, 앤더슨 실바, 드미트리우스 존슨처럼 한 시대를 지배했던 절대 강자들도 결국에는 왕좌에서 내려왔다. 최근에 들어서는 각 체급별로 압도적이었던 챔피언들의 장기 집권 체제가 무너지는 주기가 훨씬 빨라지기까지 했다.


<수많은 변수의 스포츠, MMA>

MMA는 인간이 만든 격투 스포츠 중 가장 변수가 많은 편에 속한다. 이는 종합격투기 종목 특유의 '가위바위보'식 파이트 스타일 상성이 명백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션 스트릭랜드는 드리퀴스 뒤 플레시와의 2차전에서 장기인 잽 싸움을 봉쇄당하며 패했고, 함자트 치마예프는 바로 그 뒤 플레시를 압도적인 그래플링으로 꺾었다. 그러나 정작 스트릭랜드는 치마예프를 상대로 레슬링 방어와 잽 싸움을 앞세워 승리했다.

파이트 스타일 상성 외에도 절대 강자를 무너뜨리기 위해 집요하게 데이터 분석을 끝마친 도전자들의 등장, 작은 오픈 핑거 글러브가 만들어내는 단 한 방의 KO 변수, 그리고 챔피언이 된 후 겪는 동기부여 상실과 치명적인 감량·부상 누적 등의 복합적인 한계가 맞물려 있어 다양한 경기 양상을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UFC에서는 절대적인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잔인하고도 매혹적인 변수야말로 우리가 옥타곤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이며, 그런 의미에서 언더독의 승리는 언제나 짜릿하다. 지금부터 모든 확률과 배당률을 비웃으며 MMA 신을 뒤흔들었던 역사적인 업셋 경기들을 에디터의 시선으로 밀도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자.


| UFC 293 미들급 타이틀전 - 션 스트릭랜드 5R 만장일치 판정승

(C)이스라엘 아데산야 (-600) VS (#5)션 스트릭랜드 (+440)

ⓒmymmanews

당시 아데산야는 UFC 역대 최고의 타격가로서 미들급을 지배하고 있었다. 때문에 션 스트릭랜드에게 붙은 배당은 무려 +440. 그러나 경기는 초반부터 큰 이변을 일어났다. 1라운드, 스트릭랜드의 신중한 압박에 아데산야는 언제나 그렇듯 아웃파이팅으로 대응했다. 스탠스를 바꾸고 킥을 툭툭 차주며 페인팅을 위주로 압박을 벗어나려 했으나, 막판에 스트릭랜드의 라이트가 제대로 들어가며 다수의 큰 타격을 허용했다. 결국 아데산야는 KO 직전까지 몰렸다.

결국 4라운드에 가서는 아데산야가 페레이라 2차전을 통해 피니시를 보여준 바 있는 가드 커버링 페이크까지 보였으나 스트릭랜드를 끌어들이지는 못했다. 라운드가 지속될수록 스트릭랜드는 잽과 가벼운 훅을 적중시키며 라운드를 가져왔다. 결국 아데산야는 49대 46 만장일치로 패배하며 페레이라로부터 어렵게 되찾은 벨트를 잃게 되었다. 미들급에서는 알렉스 페레이라에 이어 두 번째 패배였으며, MMA 커리어상으로는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 도전했던 얀 블라호비치와의 경기까지 세 번째 패배였다. 휘태커, 베토리, 코스타를 이리저리 구워 삶던 아데산야를 다운시킨 것도 모자라, 아웃파이팅하는 아데산야를 상대로 압박하면서 냉정하게 타격으로 압살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타격킹을 타격으로 잡아냈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적인 부분이다.

Sean Strickland Octagon Interview | UFC 293 / ⓒYoutube

아데산야는 이 경기 이후로 현재 4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가장 최근 경기는 랭킹 14위였던 하위 랭커 조 파이퍼에게 당한 만큼 더욱 뼈아픈 패배였다. 나는 이 경기를 기점으로 아데산야 슬럼프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에디터는 아데산야의 경기를 보고 UFC에 입문했다. 그래서 스트릭랜드가 밉다.


| UFC 278 웰터급 타이틀 6차 방어전 - 리온 에드워즈 5R 4:02 KO승

(C)카마로 우스만 (-340) VS (#2)리온 에드워즈 (+280)

ⓒufccollectibles

1라운드에는 우스만이 에드워즈에게 UFC 커리어 최초의 테이크다운을 허용한 후 라운드 종료까지 하위에 깔려있었지만, 이후 완력을 앞세워 클린치, 케이지 컨트롤, 테이크다운으로 2~4라운드를 압도했다. 그리고 5라운드 1분이 채 남지 않은 시점, 우스만의 판정승이 가까워지려던 찰나에 에드워즈의 원투 페이크에 이은 헤드킥이 우스만의 머리에 적중했다. 우스만은 그대로 실신하며 충격적인 KO패를 당했다.

Leon Edwards Claims the Title With Devastating Head Kick KO | Crowning Moment / ⓒYoutube

이로써 우스만은 테이크다운 방어율 100%가 깨졌고, 타이틀 6차 방어에 실패함과 동시에 15연승 기록까지 중단되었다. 6차 방어에 성공한 뒤 라이트헤비급으로 월장하여 싸우겠다는 계획 또한 좌절되었다. 우스만으로서는 자신의 기록과 커리어 플랜이 모두 깨진 셈.


| UFC 193 여성 밴텀급 타이틀 7차 방어전 - 홀리 홈 2R 0:59 KO승

(C)론다 로우지 (-750) VS (#7)홀리 홈 (+525)

ⓒLAtimes

이 경기는 론다 로우지의 여성 밴텀급 7차 방어전이었다. 그동안 론다는 전 세계 최고 레벨의 파이터들을 상대로 스포츠 역사상 비슷한 예시를 찾기 힘들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난다 긴다 하는 도전자들을 그야말로 압도하며 체급을 지배해 왔다. 도전자 홀리 홈은 복싱 챔피언 출신이긴 했으나, 경기 전에는 미스매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팬들과 도박사들 대부분이 로우지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로우지는 홀리 홈에게 타격에서 밀리며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수차례 허용했다. 장기인 유도식 테이크다운을 통한 암바 시도마저 무위로 돌아가며 1라운드를 열세로 마무리했다. 결국 2라운드 초반, 난전을 유도하려다 타격이 빗나가며 빈틈을 보였고, 홈의 레프트 스트레이트에 비틀거렸다. 중심을 잃고 일어나는 과정에서 왼발 헤드킥을 재차 허용하며 생애 첫 패배를 충격적인 KO로 맞이했다.

Crowning Moment: Holly Holm Completes the Upset With Shocking KO Over Ronda Rousey For the Title / ⓒYoutube

정교한 타격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던 론다 로우지의 한계가 이 경기에서 드러났다. 이전 경기들에서는 상대의 펀치를 맞아가면서도 거리를 좁혀 유도 기술로 넘긴 뒤 암바로 끝낼 수 있었지만, 이는 상대들의 펀치력과 정확도가 낮았기에 가능한 방식이었다. 이 경기는 배당률이 증명하듯, UFC가 선정한 2015 올해의 업셋 1위에 등극했다.


| UFC 194 페더급 타이틀전 - 코너 맥그리거 1R 0:13 KO승

(C)조제 알도 (-115) vs (IC)코너 맥그리거 (-106)

ⓒufc

사실 앞선 경기들에 비하면 엄청난 배당률 차이는 아니다. 다만 에디터에겐 해당 경기가 UFC 역사상 가장 인상 깊은 피니시가 탄생한 경기이기에 리스트에 넣었다. UFC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경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말이다.

이 매치에서 코너 맥그리거는 조제 알도를 단 13초 만에 레프트 카운터로 잡아내며 페더급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경기 시작 전부터 다소 긴장한 기색이 보였던 알도는 맥그리거와의 리치 차이를 메우기 위해 거리를 재다가 성급하게 콤비네이션을 던지며 진입했다. 평소 앞손을 단단히 버텨놓고 안정적으로 왼손을 뻗던 맥그리거는 알도가 들어오는 타이밍을 정확히 읽고 깊숙한 카운터를 꽂아 넣었다.

알도의 핸드 스피드와 타격은 지금까지 그 어떤 선수에게도 우위를 점해 왔기에 자신 있게 들어간 움직임이었으나, 맥그리거는 이 모든 것을 계산하고 있었다. 똑바로 쳐다보며 기다렸다는 듯 사각에서 날아온 레프트 카운터가 알도의 안면에 작렬했고, 알도는 단 13초 만에 옥타곤 바닥에 눕고 말았다. 누구도 10년간 군림한 챔피언 알도가 이렇게 허무하게 KO될 것이라곤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결과는 배당률 이상의 역사적인 업셋이었다.

Conor McGregor's KNOCKS OUT Jose Aldo 🇮🇪 | UFC 194 / ⓒYoutube

또한 맥그리거의 타격이 체급 내 최상위 수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경기기도 했다. 이전의 도전자들은 알도의 빠른 전진에 반응하지 못하거나 페이크에 속아 넘어갔지만, 맥그리거는 철저히 패턴을 간파하고 단 한 번의 기회를 킬 캐치로 연결했다. 참고로 이 경기는 UFC가 선정한 2015 올해의 녹아웃 2위에 올랐다.


| UFC 328 미들급 타이틀전 - 션 스트릭랜드 5R 스플릿 판정승

(C) 함자트 치마예프 (-500) VS (#3) 션 스트릭랜드 (+350)

ⓒufc

스트릭랜드가 드리퀴스 뒤 플레시에게 두 차례 패한 반면, 함자트 치마예프는 바로 그 뒤 플레시를 그래플링으로 완전히 눌러버렸기 때문에 경기 전에는 치마예프의 압승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경기는 예상대로 치마예프의 초반 레슬링 압박으로 시작됐다. 치마예프는 1라운드 시작 15초도 되지 않아 첫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고, 곧바로 스트릭랜드의 백을 잡으며 경기를 리드했다. 스트릭랜드는 라운드 대부분을 하위 포지션에서 보내며 4분 이상 컨트롤을 당했지만, 집요한 손목 싸움과 포지션 방어를 통해 디펜스를 잘 해냈고 큰 데미지도 거의 입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치마예프가 1라운드에서 상당한 체력을 소모한 탓인지 라운드 초반부터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고, 스트릭랜드는 특유의 잽으로 거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치마예프는 타격으로 셋업을 건 뒤 다시 태클을 시도했으나 스트릭랜드가 이를 무리 없이 방어해냈고, 오히려 역으로 치마예프를 깔아누르는 충격적인 상황도 연출됐다. 승부처는 5라운드였다. 공식 채점표상 세 심판 모두 4라운드까지 2-2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라운드를 가져가는 선수가 곧 승자가 되는 구조였다. 치마예프는 5라운드 시작과 함께 다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지만, 스트릭랜드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장시간 컨트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스탠딩 공방에서는 스트릭랜드가 잽과 직선 타격을 계속 맞히며 유효타를 쌓았고, 치마예프는 압박과 강한 단발 타격으로 응수했다. 라운드 종료 직전까지 치마예프가 다시 그래플링을 시도했으나 확실한 마무리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고, 결국 경기는 판정으로 넘어갔다.

[UFC] 함자트 치마예프 vs 션 스트릭랜드 / ⓒYoutube

결과는 스플릿 디시전으로 스트릭랜드의 승리. 두 명의 심판은 5라운드에서 스트릭랜드의 타격 볼륨과 테이크다운 이후의 빠른 복귀를 더 높게 평가했고, 한 명은 치마예프의 테이크다운과 압박을 더 높게 본 것이다. 이 승리로 스트릭랜드는 UFC 293에서 이스라엘 아데산야를 꺾었던 대형 업셋에 이어, 미들급 최강의 그래플러로 평가받던 치마예프까지 꺾으며 두 번째로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이쯤 되면 션 스트릭랜드는 역배의 아이콘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또한 치마예프에게 프로 커리어 첫 패배를 안긴 선수가 되었고, 경기 직후 기준으로는 남성부 UFC 정규 챔피언 중 유일한 미국 국적 챔피언이 되었다.


| UFC Freedom 250 라이트급 타이틀 1차 방어전 - 저스틴 게이치 4R 코너스톱 TKO승

(C)일리아 토푸리아 (-550) VS (IC)저스틴 게이치 (+375)

ⓒufc

토푸리아가 타격전에서도 명백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이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맥스 할로웨이를 KO로 꺾으며 페더급 정상에 올랐고, 라이트급 전향 후에도 찰스 올리베이라를 피니시하며 타격 정확도와 결정력에서 게이치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 경기를 며칠 앞두고 배당률은 미스매치 수준인 -550까지 내려가며 토푸리아가 압도적인 탑독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토푸리아는 각종 인터뷰와 미디어 행사에서 게이치의 승산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으며, 승부 예측을 묻는 질문마다 조기 KO 승리를 장담했다. 이미 볼카노프스키, 할로웨이, 올리베이라를 차례로 쓰러뜨린 무패 챔피언이었던 만큼 자신감은 극에 달해 있었고,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게이치의 잽, 하이킥, 클린치에서의 더티복싱과 압박에 본인의 장점인 거리 조절과 셋업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생각보다 더 강한 게이치의 펀치 파워에 의해 눈과 안면에 부상까지 입으며 결과적으로 타격전에서 크게 밀리며 커리어 첫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UFC] 일리아 토푸리아 vs 저스틴 게이치 / ⓒYoutube

토푸리아는 기존 경기들에서 초반부터 무리하게 상대 사거리 안으로 들어가기보다는 잽, 카프킥, 레벨 체인지, 테이크다운 위협 등을 섞어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고, 이후 상대를 펜스나 코너 쪽으로 몰아 결정타를 꽂는 운영을 즐겨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피니시에 대한 의식이 지나치게 강했던 탓인지, 평소처럼 여러 셋업으로 게이치의 반응을 빼내기보다 비교적 성급하게 게이치의 펀치 사거리 안으로 진입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게이치는 이를 놓치지 않고 잽과 하이킥, 클린치에서의 어퍼컷으로 토푸리아의 진입을 끊어냈고, 1라운드부터 토푸리아의 오른쪽 눈이 눈에 띄게 손상되기 시작했다. 이 시점부터 토푸리아는 평소처럼 상대의 중심을 흔들며 안전하게 포지션을 쌓는 운영을 하기 어려워졌다. 닥터스톱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안면이 크게 망가진 상황에서도 토푸리아는 4라운드에 몇 차례 좋은 타격을 집어넣고 테이크다운까지 성공시키며 끝까지 저항했다. 그러나 4라운드 막판에는 테이크다운 공방 이후 복부에 큰 니킥까지 허용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나왔고, 라운드 종료 후 코너로 돌아간 토푸리아는 의자에 제대로 앉는 것조차 힘겨워 보일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ufc

결국 토푸리아 코너는 5라운드 시작을 포기했고, 경기는 코너스톱 TKO로 종료되었다. 스코어카드상으로도 게이치가 39-37로 앞선 상황이었으며, 2라운드를 제외한 1, 3, 4라운드를 모두 게이치에게 내준 상태였다. 그야말로 속된말로 복날 개패듯이 전방위로 맞으며 본인이 자신하던 타격전에서 순수하게 밀렸으며 토푸리아 본인이 자신있게 이야기하던 스스로 테이크다운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 자체도 지켜지지 않아 여러모로 자존심이 상하는 결과이다. 이 패배는 토푸리아 커리어 최초의 패배였을 뿐 아니라, 경기 전 예측을 완전히 뒤집은 역대급 업셋이었다. 상대가 여전히 라이트급 정상권의 강자였다고는 하나, 게이치는 이미 맥스 할로웨이와 찰스 올리베이라에게 피니시 패배를 당한 전적이 있었고 커리어 후반부에 접어든 선수였다. 반면 토푸리아는 바로 그 할로웨이와 올리베이라를 KO로 꺾은 무패 챔피언이었기 때문에, 많은 MMA 팬들에게 충격은 더 컸다. 단순히 순간적인 럭키 펀치 한 방으로 끝난 패배가 아니라, 장기전으로 갈수록 게이치의 잽, 맷집, 체력전, 더티복싱에 해법을 찾지 못하고 완벽히 무너진 경기였다는 점에서 토푸리아의 기존 평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다.

ⓒufc

일각에서는 토푸리아가 게이치를 피니시 시킨 할로웨이와 올리베이라를 이미 피니시 시키며 승리하였기에 게이치 역시 무리 없이 피니시 시킬 수 있다는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라운드에서는 거의 피니시를 시킬 뻔하긴 하였지만 게이치의 맷집과 정신력은 예상보다 끈질겼고, 의외로 게이치의 파이팅 스타일이 토푸리아의 스타일과 상성이 좋지 않았기에 결과적으로는 무리하게 피니시를 노리던 토푸리아의 전략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 UFC199 미들급 1차 방어전 - 마이클 비스핑 2R 3:36 TKO승

(C)루크 락홀드 (-750) VS (#4)마이클 비스핑 (+525)

ⓒufc

당시 락홀드는 와이드먼을 잡으면서 장기집권이 예상되는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비스핑은 실력은 있지만 챔피언은 힘든 랭킹 문지기 취급을 받았으며, 비스핑은 과거 락홀드를 상대로 패배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배당률은 마이클 비스핑의 배당률이 -590까지 벌어질 정도로 미스매치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심지어 이는 락 홀드의 무릎 부상까지 감안한 배당률이며, 만일 무릎부상이 없었다면 차이는 더욱 벌어졌을 것.

하지만 경기는 마이클 비스핑이 1라운드에 TKO로 승리를 거두었다. 1라운드의 시작에는 서로 견제하다 순간적으로 가까운 거리까지 들어가 타격을 시도한 뒤 뒤로 빠지는 락홀드에게 비스핑의 레프트 훅이 턱에 적중했고, 그 훅에 큰 데미지를 입은 락홀드는 완전히 넘어졌다. 비스핑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락홀드에게 달려가서 다시 일어나 자세를 추스리고 데미지 회복을 위해 클린치를 시도하며 붙으려는 락홀드에게 다시 한번 훅을 날려 완전히 케이지 철망에 주저 앉혔고, 무방비한 락홀드의 얼굴에 비스핑의 강력한 펀치가 연달아 들어가자 더 버티지 못하고 심판이 경기를 끝냈다. 10년간의 챔피언에 대한 열망을 담은, 비스핑의 염원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UFC 199: Michael Bisping & Luke Rockhold Octagon Interviews / ⓒYoutube

| UFC69 웰터급 타이틀 1차 방어전 - 맷 세라 1R 3:25 TKO승

(C)조르주 생 피에르 (-900) vs 맷 세라 (+550)

ⓒufc

당시 랭커도 아닌 맷 세라가 타이틀전 기회를 얻은 것은 TUF 시즌 4 우승자에게 주어진 특전 덕분이었다. 때문에 이 경기는 격투기 팬들에게 그저 신인과 대선배의 스파링 대결 수준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이변을 기대하기에는 조르주 생 피에르가 워낙 압도적이었고, 전 챔피언 맷 휴즈를 완벽하게 잡아내며 장기 집권을 예고한 시점이었기에 무려 거의 모든 대중들이 생 피에르의 승리를 점쳤다. 최근 5연승을 달리며 탄탄대로를 걷던 생 피에르는 이 경기에서 다른 의미로 역사를 썼다. UFC 역사상 최대 업셋의 희생자가 된 것. 경기 중 생 피에르는 맷 세라의 카운터 한 방을 얻어맞고 비틀거렸고, 연이어 터진 후속타에 결국 실신하고 말았다. 모두가 GSP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한 데다, 세라가 타격보다는 그래플링에 강점이 있는 파이터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En Este Día: UFC 69 Serra vencía a GSP / ⓒYoutube

이 패배 이후, 이전까지 화끈한 타격전을 즐기던 GSP는 리스크를 철저히 배제하고 안정적인 승리를 챙기는 우리가 아는 지루한 스타일로 변모하게 된다. 2007년에 펼쳐진 이 경기는 여전히 UFC 역사상 최고의 업셋으로 꼽힌다. 여담으론 당시 경기 직후 세라 본인조차 자신의 승리가 믿기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취했을 정도.







Editor / 김성욱(@wookkeem)